[뉴스토마토 박현준·신지하기자] “아이폰7을 가장 먼저 개통해 기쁩니다. 지난해에는 1호 개통자가 2박3일간 줄을 섰다는 걸 알고 3박4일간 기다렸는데 보람이 있네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이 잔뜩 흐린 21일 이른 아침.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100여명의 사람들이 각자 번호표를 목에 걸고 길게 줄을 섰다. 이중 30여명은 이곳에서 밤을 지새웠다. 애플의 아이폰7을 조금이라도 빨리 손에 넣기 위해 광화문 KT스퀘어 앞에서 줄을 선 아이폰 마니아들이다.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앞에서 아이폰7 구매를 위해 줄을 선 소비자들이 사전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지난 18일부터 3박4일간 KT스퀘어 앞에서 아이폰7을 기다려 1호 개통자가 된 유병문(25)씨는 “아이폰7플러스의 듀얼카메라와 아웃오브포커스(배경 흐림) 기능이 가장 기대된다”며 “블랙 색상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유씨는 아이폰5부터 아이폰만 쓴 아이폰 마니아다. 그는 “예전에 안드로이드 제품도 써봤지만 아이폰의 사용성이 뛰어나 차이가 크다”며 “KT의 체인지업 프로그램에 가입해 내년에도 아이폰7s나 아이폰8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3박4일간 아이폰7을 기다린 유씨는 “줄을 선 첫날에만 온전히 밖에서 기다렸고 이후에 KT에서 배려해줘 안에서 있기도 해 재밌었다”고 말했다. KT는 1호 가입자인 유씨에게 ‘LTE 데이터선택 65.8요금제’를 1년간 지원하고 아이패드 프로 9.7, 애플워치 시리즈2 등을 제공했다.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아이폰7 사전 예약구매자들이 개통을 위해 KT직원들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KT
이날 자정부터 줄을 서 열 다섯 번째 개통자가 된 이모(35)씨는 “아이폰7의 제트블랙 색상을 선택할 것”이라며 “애플은 자체 운영체제(OS)를 중심으로 아이폰 시리즈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맥까지 이어지는 생태계가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폰7을 기다린 행렬은 광화문뿐만 아니라 강남의 SK텔레콤 직영점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강남대로변 옆에 위치한 SK텔레콤 직영점 앞에는 80여명이 기다렸다. SK텔레콤의 아이폰7 1호 개통자가 된 박성기(31)씨는 “현재 갤럭시S6와 아이폰6를 사용중”이라며 “아이폰7 제트블랙을 구매하고 싶어 줄을 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다가 아이폰7으로 넘어온 소비자도 눈에 띄었다. SK텔레콤의 아이폰 3호 개통자인 최모(22)씨는 “19일 오후 8시부터 줄을 섰다”며 “최근 제대하고 최신폰인 갤럭시노트7을 구입했는데 배터리에 문제가 생겨 다른 스마트폰을 찾다가 아이폰7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이날 서울 강남직영점을 포함해 부산 명륜로점, 제주 시청점 등 전국 9개 매장에서 동시에 아이폰7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21일 오전 SK텔레콤 강남직영점 앞에서 소비자들이 아이폰7 구매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신지하 기자
이통3사는 갤럭시노트7이 단종된 가운데 이날부터 아이폰7을 앞세워 본격 신규 고객 잡기에 나섰다. SK텔레콤은 분실 및 파손 보장을 60만원 한도내에서 최대 2회까지 지원하고 12개월 경과 후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교환 시 잔여할부금을 전체 할부원금의 최대 50%까지 면제해주는 ‘T아이폰클럽’을 선보였다.
KT는 ‘아이폰 체인지업’을 통해 아이폰7 구매자가 1년 후 사용 중인 아이폰7을 반납하고 새 아이폰으로 기기변경하면 남은 할부금을 면제해준다. LG유플러스는 아이폰7 구매자가 18개월 후 할부원금의 최대 50%를 보장 받는 H+클럽과 ‘U+파손도움 서비스’로 수리 시 본인 부담금을 5만원 이하로 낮춰주는 ‘프로젝트 505’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아이폰7의 출고가는 32기가바이트(GB) 모델이 86만9000원, 128GB 99만9900원, 256GB 113만800원이다. 아이폰7플러스는 32GB 102만1900원, 128GB 115만2800원, 256GB 128만3700원이다.
박현준·신지하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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