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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문위 국감에서 이기동 한중연 원장 답변태도 논란
2016-09-30 14:46:54 2016-09-30 14:46:54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30일 교육부 소관 공공기관·유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돌발행동과 공격적인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원장 선임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한 의혹을 제기하자 “목숨을 걸고 얘기하는데, 교육부나 청와대에서 이런 직책을 받은 바 없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 원장은 유 의원으로부터 답변태도를 지적받던 중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허락도 받지 않은 상태였다.
 
유 위원장은 이 원장이 자리로 돌아온 후 "아무리 급해도 위원장에게 허가를 얻어 다녀와야 한다. 개인적 판단으로 답변을 하다가 나가는 것은 기본을 못 갖춘 잘못된 일"이라며 이런 일이 되풀이될 경우 퇴장을 명하고, 정부에게 즉각 파면·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뒤이어 더민주 신동근 의원이 “화장실에 가서 보좌관에게 ‘내가 안하고 말지, 새파랗게 젊은 애들한테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라고 말했다”며 사실 여부를 따져물었다. 이 원장은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신 의원이 “비서도 인정했다. 명확히 밝히고 사과하라”고 말하자 “제가 나이를 먹었지만 덕을 쌓지 못했다. 쉽게 흥분하고 화도 내는데, 잘못된 태도로 회의를 지연시킨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은 쉽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앞서 이 원장은 더민주 오영훈 의원이 제주 4·3항쟁에서 발생한 양민학살에 대해 질문하자 “남로당이 군간부를 살해하면서 촉발된 것”이라고 말해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오후 질의에서도 한중연이 출판한 책에 대한 내용을 묻자 이 원장은 “원장실에 책이 있는 것은 봤다”는 등의 불성실한 답변태도로 빈축을 사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의원들은 이 원장이 선임되는 과정에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진실규명 필요성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최근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관련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다.
 
더민주 조승래 의원이 한중연으로부터 제출받은 정기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연 제83차 정기이사회에서 신임 연구원장으로 “역사와 전통에 관한 뛰어난 식견을 갖춘 이기동 교수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몇몇 이사들이 이 원장의 선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나 이영 교육부 차관이 나서 “뚜렷한 역사관과 가치관을 지닌 인물”이라며 이 부회장을 적극 지원했으며, 결국 만장일치로 신임 원장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 원장이 국정 역사교과서에 적극 찬성하는 원로 역사학자로 지난 2013년 이인호, 이배용, 신형식 교수와 함께 ‘교학사 한국사교과서’ 지지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린 점도 논란이 됐다.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소관 공공기관, 유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모습.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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