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현 정부 들어 발표된 부동산 정책은 규제 완화 일변도였다. 하지만 최근 신규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수요자들의 정책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투자수요는 때를 만난 듯 단기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지만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한 실수요자들은 내집 마련 시기에 대한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 수장 자리의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은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했었다. 지난 2013년 4·1대책을 통해 분양가상한제 신축운영과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 기존주택 양도세 5년간 면제 등을 시작으로 취득세율 인하,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청약 1순위 요건 완화, 재건축 연한 규제 완화 등 주택시장 부양을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하지만 올 들어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 7월 고분양가 사업장에 대한 분양보증 심사를 대폭 강화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8·25 가계부채 대책을 통해 공급을 조절하고, 중도금 대출을 규제하는 등 분양시장 옥죄기에 나섰다.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오히려 투자 열기가 과열되고는 있지만 일반 실수요자들은 정부의 갑작스런 부동산 시장 규제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이 형성된 서울 강북권 등은 내집 마련 시기를 고민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동성공인 관계자는 "중랑구는 새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고, 대부분 실수요자들에 의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가격 등락이 가장 적은 지역 중 한 곳"이라며 "그동안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매매 전환 수요가 이어졌지만 최근 문의만 할 뿐 실제 거래로는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집을 사야할지 망설이는 방문객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정부가 '가계부채 현황 및 관련방향'을 통해 신규 분양시장 옥죄기에 나섰다. 갑작스런 규제 강화에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한 만큼 정책의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큰 틀을 갖추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오락가락할 경우 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자칫 장기 불황에 빠질 우려도 있다.
B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시장이 가격 급락이나 급등없이 완만한 흐름을 이어가고, 실수요자들이 주택구입에 나서기 위해서는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성이 확실해야 하고 그에 대한 수요자들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높은 전셋값에 어쩔 수 없이 주택을 구입하고는 있지만 언제 집값이 떨어질지 몰라 매수를 망설이게 될 경우 시장 가격 등락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토부 수장의 경우 현 정부 출범 이후 시장중심 경제학자고 알려진 서승환 전 장관 이후 2번의 인사에서 정치권과 다른 부처 전문가가 이끌고 있다.
M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허가 물량 조절 실패에 따른 과잉공급 우려 등을 키운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실제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을 살펴보면 도시경제학 전문가였던 서승환 전 장관 임기시절 월별 평균 인허가 물량은 4만1600여가구에 불과했지만 유일호 전 장관 시절에는 6만8500여가구, 현 강호인 장관 역시 6만4300여가구에 달할 정도로 많은 물량이 공급되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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