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세법개정안 심사는 오는 1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의 가장 중요한 일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월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 기한 연장 등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더해 국회 조세소위원회 심사 테이블에 오르길 기다리는 '국회표' 세법개정안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2013년 소득세법 개정(세액공제 전환)과 이어진 연말정산 파동, 2014년 가계소득증대세제 3종 세트와 담뱃세 인상, 2015년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업무용 승용차 과세 등으로 '세법전쟁'을 치렀던 정부·여당과 야당의 전선은 '법인세'로 압축되는 모습이다.
법인세율 인상 문제는 매년 제기돼 온 단골 주제이지만 야당 입장에서는 내년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올해 조세소위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거나, 최소한 세제정책 방향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를 끌어내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한층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도 '기업 경쟁력 위축과 비과세·감면제도 정비' 등을 이유로 세법개정안에 법인세율 인상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사내유보금 과세'로 불리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정비해 기업이 임금과 투자, 배당에 더 많은 돈을 풀도록 했다.
야당은 이에 대해 법인세 명목세율을 높이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과세표준 2억원 초과 구간 25% 세율 적용(국민의당 박주현 의원) ▲500억원 초과 구간 신설 25% 세율 적용(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 ▲100억원 초과 200억원 이하 22%·200억원 초과 25% 세율 적용(국민의당 김동철 의원) 등 개정안별로 내용을 달리한다.
새누리당 정태옥 의원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부실과 관련 회계부정으로 법인세 과세표준 사후에 바뀌게 되는 경우 법인세를 환급받을 수 없도록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013·2014년도 당기순이익을 흑자로 신고한 뒤 임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으나 이후 회계부정이 드러나면서 해당연도의 실제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고, 대우조선해양은 이에 따라 약 2900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정 의원은 법인세 환급액이 기업의 이익으로 반영되면 당기순이익이 증가해 또다시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2014년 세법개정 당시 본회의에서 '깜짝' 부결되며 이목을 끌었던 상속세및증여세법(상증세법) 개정안도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준을 자산총액으로 명시하는 내용으로 '애프터 서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저출산, 청년실업 심화, 반려동물 문화 확산 등 사회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세법개정안도 다수 발의됐다.
더민주 박광온 의원은 미국의 기회균등장려세제(OTC)를 본 따 종합소득 과세표준 35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의 교육비 세액공제율을 20%로 높이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재고용된 경력단절 여성에게 5년간 소득세를 감면하고, 경력단절 여성을 재고용한 중소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일몰기한을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내놨는데 이는 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이다.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 장려를 위해 소득세를 한시 감면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도 법에서 정한 청년 취업자 연령기준이 실제 취업연령 상승 추세(2012년 기준 신입사원 평균 나이 33.2세, 여성 28.6세)를 반영하지 못 한다는 지적에 따라 연령기준을 현행 15세 이상 29세 이하에서 15세 이상 35세 이하로 조정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다. 성형목적의 진료를 제외한 가축·애견 등 동물에 대한 수의사의 용역을 부가가치세 면세대상에 포함시켜 반려동물의 진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있다.
세부담을 줄이는 각종 세법개정안에 비해 50%에 육박하는 근로자 면세자 비율 줄이기 대책은 '립서비스'에 그치는 수준이다. 정부·여당은 면세자 비율이 문제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증세 논의 자체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고, 더민주는 '면세점 이하 소득자 비중을 35% 전후로 줄여나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법인세 정상화와 초고소득자 과세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이 같은 더민주의 방침에 대해 "표 되는 이야기만 하고 표 안 되는 이야기는 안 한다"고 지적하며 9월 중 발표할 자체 세법개정안에서 면세자 비율 축소 대책을 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새법개정안 심사를 담당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29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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