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경제·재정 분야 전문가들의 경제 상황 인식 설문조사에서는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부과 방식과 면세 기준을 개편하는 방향의 소득세 증세도 중요하게 언급됐다.
이는 '연말정산 대란'을 불러일으켰던 2013년 세법개정(국회 보완대책 포함) 이후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30% 초반대에서 48.1%(2014년 기준)으로 크게 뛰며 '국민개세주의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과 무관하지 않다.
부가가치세 증세를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비중있게 나왔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소비 활동이 부담능력을 가장 비례적으로 반영하는 기준이 되고, 생애주기를 고려한 세부담의 형평성 확보 측면에서도 소비과세가 공정과세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 '선택과 집중' 해야"
전문가들에게 세출구조조정, 즉 정부의 씀씀이를 재점검해봐야 할 분야를 복수 선택하도록 한 결과 '보건·복지·고용' 분야(61.8%, 34명)의 세출구조조정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목됐다.
세부분야별로는 취약계층지원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55명 중 20명)이 가장 많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유한한 재원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원계층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지원 대상 및 피부양자에 대한 부양가족의 경제적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이 필요하나 개인에게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일례로 한 전문가는 "'노인'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저소득층 노인'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돼야 한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고소득층 노인에 대한 지원이 포함돼있으므로 철폐하고 저소득층 노인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전달체계 통합 관리 ▲현금지원 등 단순한 방식의 지원 ▲일정한 수입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회기업 중심 지원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국가의 부담을 늘려가고 있는 '무상보육' 등 영·유아 보육서비스와 관련해서도 '소득 수준 및 경제활동 참가 여부별 차등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55명 중 13명)도 주요하게 언급됐다.
이 밖에 세출구조조정이 시급한 분야로는 R&D(연구개발)(52.7%, 29명), SOC(사회기반시설)(49.1%, 27명), 산업·중소기업·에너지(43.6%, 24명), 교육(40.0%, 22명) 순으로 집계됐다.
◇경제 성장률 최대 위협요인은 '저출산·고령화'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했다. 경제 성장률 하락 요인들이 일시적이기보다는 장기적·구조적 요인이라 단기적 방안으로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경제 성장률 상승을 방해하는 최대 위협요소로는 '저출산·고령화가 꼽혔다. 55명의 전문가 중 17명이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 위축 효과'를 뜻하는 인구 오너스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인구구조 변화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저축 증대심리 확대 등으로 소비의 급격한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투자 부진'도 주요한 경제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기업의 투자가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전문가별로 분석을 달리했다. '기업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아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게 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과감한 투자가 어렵다'는 의견과 '기업편향적인 소득분배로 가계의 노동생산성에 비해 임금 상승 속도가 매우 느려 소비가 줄고, 이익을 기업 내부에 지나치게 쌓아두며 경기침체를 가속화해 투자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견이 맞섰다.
◇"내년도 예산 확장기조가 바람직"
내달 초 국회에 제출될 2017년도 예산안의 편성 방향과 관련해서는 조사 대상 중 49.1%에 해당하는 27명이 '확장기조'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긴축기조'가 27.3%(15명), 균형기조가 14.5%(8명)로 뒤를 이었다.
확장기조가 바람직한 이유로는 ▲경기침체 극복 및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예산 필요 ▲산업 구조조정 비용 마련 필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맞춤형 보육이 시행된 지난 7월 1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민간 어린이집에서 퇴원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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