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꿈꾸는 청년들에게 여유가 필요하다
2016-08-09 15:25:55 2016-08-09 15:25:55
[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사회보장기본법과 지방자치법을 근거로 청년수당 대상자 결정 처분을 취소했고, 고용노동부는 장관까지 나서서 연일 청년수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화로 풀어보겠다며 예고했던 대법원 제소를 미뤘으나 정부와 서울시의 관계는 악화일로다.
 
현재 청년수당 집행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대상자 결정이 취소됨에 따라 선정된 대상자에 대한 수당 지급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다. 기지급된 수당도 환수가 불가피하다.
 
앞으로 일자리 사업 사전협의제가 도입되면 청년수당 시행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고용부의 일자리 사업 모델은 현금 지원이 아닌 훈련·취업 조건부 지원이다. 취업성공패키지, 청년취업인턴제가 대표적인 예다. 더욱이 고용부는 청년수당이 기존 일자리 사업들과 중복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가 별도의 일자리 사업을 신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주장처럼 청년수당을 단순한 일자리 사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청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중앙정부의 사업들은 중소기업 취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청자도 대부분 저학력자, 지방·전문대 졸업생 등 취업 애로계층이다. 이런 사업은 일자리의 ‘질’과 무관하게 ‘양적’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청년수당 신청자들은 금융·공공기관, 대기업, 전문직, 공무원, 창업 등 희망 분야가 다양하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다. 경제적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자기계발에 매진할 수 있는 여유다. 가난하면 아르바이트에 쫓기다 자신에게 투자할 기회를 놓치고 꿈을 포기해버리는 게 우리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다. 청년수당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책이 미흡하다면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협력해 다듬으면 된다. 다만 기존의 정책적 틀에 갇혀 새로운 시도를 부정하고,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청년에게 정형화한 교육·훈련과 일자리를 강요해선 안 된다. 그건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꿈도 분수에 맞게 꾸라는 소리다.
 
김지영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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