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공수처법 공동발의
14년간 10번 시도됐지만 무산…새누리당·검찰 반대 넘어야
2016-08-08 16:18:27 2016-08-08 22:23:50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공조해 마련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8일 발의됐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지난 2002년 10월 첫 법안이 발의된 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 야권의 공수처 설치 노력이 이번에는 결실을 거둘지 주목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법사위원회 간사인 박범계·이용주 의원은 이날 국회 의안과를 찾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접수했다. 두 의원의 공동발의로 제출된 법안에는 국민의당 소속 의원 전원(38명)과 더민주 의원 등 총 71명이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비리행위를 감시·척결하기 위해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행위에 대한 수사를 관장하는 독립기구다.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수사 대상은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이다. 다만 전직 대통령에 한해 본인과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까지 포함한다.
 
수사는 국회의원 10분의 1 이상 동의가 있을 때 즉시 착수하도록 했으며, 공수처장은 15년 이상 법조계 있던 사람 중 추천위원회의 추천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자를 공수처 수사대상에 포함하는지 여부는 법안 발의 막판까지 두 당이 이견을 보였지만, 국민의당 의견을 더민주가 받아들여 포함하는 것으로 했다.
 
박범계 의원은 의안 접수 후 기자들을 만나 “홍콩의 염정공서, 싱가포르의 반부패조사국(탐오조사국)과 같이 권력과 검찰로부터 독립하고 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기구의 설치에 첫발을 내딛었다”며 “공수처 설치가 투명한 대한민국,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주 의원도 “20대 국회에서 많은 개혁 관련 법률이 제출될 계획인데 공수처 설치 법안이 그 시작”이라며 “입법과정에서 새누리당과 다른 의원들의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진경준 검사장이 현직 검사장으로는 최초로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되고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전관예우를 활용해 부당이익을 취한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는 여론은 어느 때보다 높다. 박 의원은 “검찰이 자체 감찰과 특임검사 제도를 활용한 부패척결에 나선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검찰을 비롯한 고위공직자의 직무 관련 부정부패는 공수처가 독립된 위치에서 엄정 수사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새누리당과 검찰의 반발이다. 2002년 10월 16대 국회 막바지에 당시 신기남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 설치 법안’은 상임위 논의도 하지 못하고 이듬해 5월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2004년 11월에는 노무현 정부가 정부 입법으로 ‘공직부패수사처 설치에 대한 법률’을 발의했지만 당시 한나라당과 검찰의 반발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했다. 이밖에 지금까지 10번의 고비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발의됐지만 무위에 그쳤다.
 
이번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는 것이 급선무다. 새누리당 법사위 간사인 김진태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김성동 법사위원장은 공수처 설치에 회의적이다. 현행 특별검사·특별감찰관 제도만으로도 검찰을 견제하고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특별검사 제도는 사안이 발생했을 때 국회 의결이나 법무부 장관의 요청이 있어야 설립되는 반면 공수처는 상시 설치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다”며 “특별감찰관은 감찰기구이고 공수처는 수사기구로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에서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공수처 설치 찬성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검찰 자체 개혁이 지지부진할 경우 공수처 신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쟁점 법안의 경우 찬성자가 180석이 넘어야 하기 때문에 여당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더민주·국민의당과는 별도로 지난 7월21일 정의당 노회찬 의원도 자체적인 공수처 신설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공수처 설치 문제를 놓고 야3당 사이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왼쪽)과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8일 국회 의안과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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