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좋아요"…배우들의 U턴 이유
입력 : 2016-07-12 14:51:20 수정 : 2016-07-12 14:51:20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국내 배우들은 얼마 전까지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선호했다. 그 이유는 촬영 현장이 지나치게 열악했기 때문이다. 일주일 내내 밤을 새고 찍어야지만 겨우 정규 시간에 방영하는 시스템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친 배우들은 드라마를 기피했다. 연기력과 인기를 겸비한 국내 최고의 배우들은 여의도보다는 충무로에서 활동했다.
 
그런 경향이 최근에 많이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칸의 여왕' 전도연은 11년 만에 tvN 드라마 '굿 와이프'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2005SBS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동안 영화 작업에만 매진한 그의 달라진 행보는 드라마에 대한 배우들의 인식 변화가 뚜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도연뿐 아니라 영화에서 드라마로 U턴하는 배우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손예진, 임수정, 강동원, 이병헌 등 최고의 배우들은 "작품만 좋으면 드라마도 언제든 좋다"고 말한다. "촬영현장이 너무 열악해서"라며 기피했던 과거와는 확실히 다르다.
 
배우들이 드라마 출연에 호의적인 이유는 드라마의 접근성에 있다. TV와 모바일로 언제든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접근성이 좋을 뿐더러 약 8주 동안 일주일에 2회씩 방송되기 때문에 조금만 이슈가 되도 대중성을 쌓기 유리하다. 앞서 전도연은 '굿 와이프'를 선택한 이유로 "대중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굿 와이프' 포스터. 사진/CJ E&M
 
대중과의 친밀감은 배우들에게 재기의 발판이 된다. 영화에서 몇 차례 실패를 맛 본 한석규는 SBS '뿌리깊은 나무', 신하균은 KBS2 '브레인', 장동건은 SBS '신사의 품격'으로 전성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반대로 연기력은 인정받았으나 인기 면에서 다소 아쉬웠던 조진웅은 tvN '시그널'을 통해 인기마저도 손에 쥐었다. 전지현과 김수현은 '별에서 온 그대'로 한국을 넘어 중국까지 뻗어나갔다. 드라마의 성공은 영화의 성공에 못지않은 폭발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드라마 제작 환경의 변화도 배우들의 드라마 복귀에 일조하고 있다. '생방 제작', '쪽대본' 등 악명이 높았던 드라마 현장은 사전제작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배우나 스태프들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제공하게 됐다. 사전제작의 경우 기존 촬영장보다 시간에 여유가 있다. 이는 배우가 캐릭터를 연구하는데 있어서도 긍정적이다. 배우 손예진은 최근 인터뷰에서 "요즘 사전제작 시스템의 드라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연기를 할 때 충분한 시간을 보장받는다면 드라마 출연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굿 와이프촬영 중인 전도연은 "촬영 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더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전제작 시스템이 도입된 이유는 중국시장의 영향 때문이다. 한중 동시방영을 목표로 만들어지는 드라마의 경우 중국 사전심의에 완성본을 내야 한다. '화랑'·'보보경심:' 등이 한중 동시방영을 목표로 사전 제작 중이다. 아울러 더 늘어날 추세라는 게 방송계의 중론이다.
 
이 부분은 배우와 매니지먼트사로 하여금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 심리를 준다. '별에서 온 그대''태양의 후예'의 경우 주연배우들 뿐 아니라 비중이나 분량이 적은 배우들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영화보다 드라마가 중국 진출에 있어 더 용이하다. 요즘 같은 때에 꼭 영화만 치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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