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국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지난 2013년 613만7702명, 2014년 638만5559명, 지난해 662만4120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배우자와 사별하고 자녀와 떨어져 사는 독거노인은 144만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증가추세라면 독거노인 수가 2035년에는 343만여명으로 전체 가구 중 15.4%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력과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는 노인들 대부분은 보통 자신의 존재가 자식에게 짐이 된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4 노인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43.7%가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우울증 환자의 41%에 달하는 수준으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노인들의 참담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 우울증의 원인으로 경제적 빈곤, 질병, 소외감 등을 꼽았다. 노화로 인해 신체 기능이 떨어져 여러 질병이 생기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스스로 '쓸모 없다'고 생각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특히 배우자와 사별한 뒤 혼자 사는 독거 노인들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2035년에는 전체 가구 중 15.4%가 1인 노인 가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이 단순한 감정이 아닌 병으로 커져나간다는 데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 노인실태조사'에 참여한 1만279명 중 33.1%가 우울증상을 경험해 본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43.7%가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2014년 통계청이 65세이상 노인 11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9%가 자살을 생각했고 이중 12.5%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 2014년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5.5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한노인정신의학회에서 발행하는 '노인정신의학' 19권 제2호에 실린 '지역사회 거주 노인들의 우울 증상 분포'(2015, 하운식 외 5명)에 따르면 노인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제적 어려움과 지인들과의 사별, 가족·세대 간 갈등을 경험하게 되면서 우울증에 노출된다.
우울증상을 겪는 노인들은 수면 장애, 활동 저하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이는 다시 우울 증상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나 노인 우울증은 발견과 치료가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들은 증상이 나타나도 표현을 잘 하지 않고 사회적 관심도 적어 치료가 쉽지 않다.
김상오 연세대 의대 교수는 "전쟁, 가난 등을 겪은 한국 사회 노인들은 정신적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청소년이나 아동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노인 정신건강 문제에는 관심이 적다"고 말했다.
특히 높은 의료비 문제는 결국 노인들을 비참한 결론에 이르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노인요양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극빈층이 늘어나고 급속도로 증가하는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자살률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7년부터 독거노인들을 직접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노인들을 직접 방문하는 생활관리사는 전국에 8800여명으로 그 수가 현저히 부족한 실정이다. 김 교수는 "전국의 독거노인 140만여명 중 서비스를 지원받는 노인은 22만명인데, 한 명의 생활관리사가 25~30명의 노인들을 담당하는 꼴"이라며 "노인 인구는 급증하는데 관련 예산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살 위험군에 놓여있는 노인들을 발견할 수 있는 제도는 마련되고 있지만 사후 관리를 위한 통합적인 데이터 구축은 미비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 시민건강국 관계자는 "각 자치구별로 생애주기별 자살예방사업을 시행하도록 했고 자살예방지킴이들을 양성해 고위험군 노인들을 발굴하고 있다"며 "1차 의료기관에서 우울증 고위험자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건강진흥센터로 연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시설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노인 무료 목용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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