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신동빈 향한 검찰의 칼날, 서영교 겨냥 언론의 펜 끝
2016-07-05 06:00:00 2016-07-05 10:30:01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
대한민국 대형 로펌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크고 작은 검찰 사건들을 싹쓸이했던 홍만표 변호사와, 이숨 투자자문과 네이처 리퍼블릭으로부터 100억 원의 수임료를 받아 챙긴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 변호사가 구속 수감되고 이동찬, 이민희 등 거물급 법조 브로커들이 철창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검사가 수사를 받고 있고, 피의자와 유착관계로 뒤엉켜 있던 검찰 수사관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마당에 함부로 ‘전관 빨(?)’을 세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무한테나 맡길 수도 없는 사건들이 김앤장, 태평양, 세종 및 광장 등 대형로펌으로 직행했기 때문이다.
 
몇 백 명이나 되는 수사관들을 동원해 그룹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오너일가의 비밀 금고 속 장부와 비자금까지 찾아 낸 검찰이 이들의 금고지기들을 바짝 죔과 동시에 신영자 롯데 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그동안 밖으로만 떠돌던 신동빈 회장이 3일 오후 귀국했고, 대형 로펌들을 방패막이 삼아 그룹차원의 정면 대응을 선포하고 나섰다. 특히, 2008년부터 신격호 총괄회장이 치매 약을 복용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롯데가 해외에서 추진해왔던 M&A에서 1조원 대의 손실을 본 사실이나, 오너 일가의 부동산과 주식 등을 계열사들이 터무니없이 비싸게 구매함으로써 300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하게 한 혐의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속에서 엄청난 규모의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됐다는 의혹 등이 모두 신 회장의 책임으로 귀결될 지 주목되고 있다.
 
더욱이, 2002년 비자금을 조성해서 한나라당 대선 자금을 댔다는 소위 ‘차떼기’ 사건 때도 일본에 머물며 검찰의 소환에 끝까지 불응했던 신 회장이 이번 검찰 수사에서 정면 승부를 결심하게 된 것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룹 내부의 비자금 수사가 제2롯데월드 공사 승인과 연관된 ‘MB 게이트’ 혹은 ‘친구 게이트’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한 몫 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김영삼 대통령시절부터 번번이 거절당하던 제2롯데월드 공사가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인 장경작(73)씨가 호텔롯데의 대표로 취임하고 MB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자 갑자기 ‘공군의 서울 공항 활주로 각도를 3도 트는 방법’으로 승인됐고, 이후에도 롯데는 MB정권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면세점 인수·합병 승인을 받고, 맥주제조 허가 등을 받는 등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으로 ‘건국대 사태’ 때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민생 입법에 앞장서며 미사일처럼 여당을 공격하는 ‘사이다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날렸다.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엔지오(NGO)모니터 단이 선정한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일명 ‘태완이법’을 발의해 통과시킨 것을 비롯해 이자제한법, 대부업법, 불법채권추심방지법안 등 일명 ‘피에타 3법’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잘 나가던 서 의원은 남동생과 오빠가 각각 비서관과 회계책임자로 일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곤란을 겪게 됐고 로스쿨에 다니는 딸을 인턴으로 몇 개월 근무하게 했다는 이유로 여당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러나 그 후 새누리당 한선교, 송석준, 박인숙, 박대출, 강석진, 김명연 의원 등도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기용했고,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의원도 자신의 가족을 고용했다고 밝혀 국회에서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고용해온 관행이 드러나면서 매일 서 의원 때리기에 나섰던 언론이나 새누리당 등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롯데 그룹에 대한 검찰의 무차별적 수사와 서 의원을 향한 언론사들의 집중 포화의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말이 많다. 롯데에 대해서는, 유독 MB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레임덕이 시작되는 시기를 늦추고 지난 정권의 비호를 받아 성장한 롯데를 한 방 먹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 의원에 대해서는 원내 1당의 자리를 내주고 여소야대로 시작한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발목을 잡아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려는 의도와, 친노 성향의 서 의원이 노무현 정권 때 만들어진 로스쿨 제도를 수성하는 과정에서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변호사들과 각을 세워 적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신 회장을 겨냥한 검찰의 칼날과 서 의원을 향한 언론의 펜 끝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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