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해법
2016-06-28 07:00:00 2016-06-28 07:00:00
◇전재경
서울대 글로벌환경경영전공 겸임교수
등산 실력이 시원찮은 탓인지, 게으른 탓인지, 나는 아직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가 보지 못했다. 위성사진으로 당겨 본 대청봉과 인근의 경관은 무척 수려하다. 여기에 양양군이 삭도(케이블카) 건설 사업을 신청했다. 재수인지 3수인지 몇번 도전 끝에 공원관리위원회의 공원계획변경 결정으로 사업추진 절차를 밟았다. 공원관리위원회는 삭도 운영수입의 일정액을 환경보전기금으로 전입하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공동관리를 맡을 것 등을 조건으로 변경 결정을 내렸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환경부 장관의 위탁을 받아 국립공원관리청으로 기능하기에 특정한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서는 "삭도라는 공원시설을 어떻게 해석하고 관리해야" 미래세대를 위해 국립공원을 보전하면서 국립공원이 제공하는 생태계 서비스를 현세대들이 누리게 할 수 있을 것이냐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일본 최초 국립공원 중의 하나인 운젠(雲仙) 국립공원에도 삭도(로프웨이)가 설치되어 있는데 여기에서는 관할 지자체가 주식회사를 세워 삭도를 운행한다.
 
삭도를 둘러싼 비용편익분석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정의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환경비용이 자본계정으로 편입되어야 한다. 종래 우리나라에서는 생태와 경관의 보전과 복원을 위한 비용이 자본으로 계산된 사례가 드물었다. 환경비용을 투입해 얻은 편익이 경제적 이익으로 환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태·경관에서 유출되는 생태계 서비스를 상품으로 거래하는 관광 삭도 사업은 경우가 다르다.
 
삭도가 자리를 잡은 곳의 생태·경관이 없으면 관광 자체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관광객들은 환경비용으로 인한 편익을 누린다. 사업자는 건설 사업에 소요되는 현금만을 자본으로 편입시키고 그 수익을 계산하려 하겠지만 수익의 기초는 환경비용이 지지하는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이다. 오색 삭도에서는 생태계에 기반을 둔 자연자본을 계정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세계은행(World Bank) 그룹은 자연자본회계(NCA)를 국제적으로 증진시키는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육성한다. 세계은행의 '국부 회계 및 생태계서비스 평가(WAVES) 파트너십'은 자연자원이 개발계획과 국가경제계정에 주류화가 되도록 보장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증진시킴을 목표로 한다. 자연자본을 독립된 계정으로 설정해 비용편익분석을 시도하고 이를 수익분배 회계에 활용하고자 할 경우에 사업자와 관리자 사이에 견해차이가 빚어질 수 있다. 자연자본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연자본계정의 개념, 자연자본계정의 이용 그리고 자연자본의 가치화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UN통계위원회는 일찍이 자연자본회계의 쟁점에 관하여 주요한 쟁점들을 정리하여 이를 각국에 보급하고 있다. 오색 삭도에서도 사업자 측의 무임승차라는 약점을 회피하기 위하여 자연자본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단위 또는 특정한 지역단위로 환경계획과 개발계획들이 수립되지만 서로 따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때에 따라 비용편익분석이 실시되기도 하지만 관점과 입장에 따라 편차가 너무 심해 보는 이들이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새만금 사업 때에도 그랬고 4대강 개발사업 때에도 그랬다. 오색 삭도의 경우에도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비용과 편익이 환경정의에 맞게 분배되는가의 여부를 둘러싸고 긴장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환경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의 여부이다.
 
독일의 국제개발지원처(GIZ)는 환경갈등에서 환경비용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기 위해 일찍부터 개발계획에 생태계서비스를 반영하는 프로그램(IES)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부터 관련된 행정기관들과 전문가들이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개발 후보지의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이 어느 정도의 생태계서비스를 공급하며 거기에서 누가 어떠한 이익을 보고 누가 어떠한 손해를 입는가를 따져 본 다음에 서로의 이익과 손해가 공평하게 교환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오색 삭도 건설·운영에서 GDP가 간과하는 자연자본을 비용편익분석에 제대로 반영되고 개발수익이 환경비용을 전보하기 위해서는 설악산국립공원이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를 자연자본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악산 오색지구에 투입하는 관리비용을 환경비용으로 계상, 미래세대를 위해 적립되는 환경보전기금과 당장 지출되어야 할 생태·경관의 보전·복원 비용을 충당하는 경로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전재경 서울대학교 글로벌환경경영전공 겸임교수(법학박사)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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