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국회입법조사처가 정부와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한 조선·해운업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방식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민간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기업구조조정 관련 주요 쟁점과 나아갈 방향' 보고서에서 "채권은행 중심의 기업구조조정은 채권은행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를 경우 채권은행 간의 갈등을 발생시키고 해당 기업의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될 우려가 있다"며 현행 구조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기업들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채권은행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고, 채권은행 사이의 이해상충이 발생하면 정부가 조정에 개입하면서 '관치금융'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현행 구조조정 방식의 한계로 꼽았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이 이달 초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 정부 측이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금 지원 비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폭로하고, 최경환 전 부총리가 '채권단의 협의를 거친 것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채권단끼리 해결을 못해 서별관회의를 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과정에서 '관치금융' 문제가 다시 불거진 바 있다.
입법조사처는 "현재 문제가 되는 조선·해운업의 경우 대규모 기업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친화적인 구조조정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구조조정 전문회사 등 민간 중심의 해결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입법조사처는 또 "국내 정책금융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산업자금을 선도적으로 공급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우리 경제발전의 단계에 맞는 바람직한 정책금융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부실기업에 대한 과도한 정책금융은 정책금융 기관의 동반 부실화도 초래돼 결국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정부담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이런 점에서 시장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산업분야의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금융의 기능을 재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발표에 반발해 상경투쟁한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노동자들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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