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준금리 기습 인하에 '당혹'…"수익성 악화·리스크 관리 어쩌나"
대기업 여신 깐깐해야하는데…'경기부양책 찬물' 눈총 우려
2016-06-09 16:33:31 2016-06-09 17:02:39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습 인하하면서 은행권의 표정이 어둡다.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큰 가운데 수익성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행까지 나서서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밀어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행권 부담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가계 및 기업 여신 리스크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는 은행들이 여신 회수라도 나섰다가는 자칫 경기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눈총을 받을 수 있어 걱정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50%로 인하된 이래 1년 만에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게 됐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당황하는 표정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추가금리 인하를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번에 인하될 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연간 수익은 오히려 수백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은행의 핵심이익지표인 NIM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올 1분기 국내은행의 NIM은 1.5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예금금리 인하와 리스크관리로 일부 시중은행의 NIM이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올랐으나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업권 차원에서의 NIM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또한 이번 기준금리 적격 인하는 정부 차원에서 경기침체를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한은은 전날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에 10조원의 대출을 결정한 데 이어 이날 1년 만에 기준금리도 내렸다.
 
국내 경기가 활성화되려면 이론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돈이 시중으로 유입돼야 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경제에)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조선·해운의 구조조정 여파로 위험부담이 큰 대기업 여신을 줄이고 있는데 이 같은 리스크 관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경기 민감업종이나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의 여신을 회수하려고 하면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른 관계자는 “중앙은행까지 선봉에 서서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돕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당국에서도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며 여신 회수 자제를 은행권에 요청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수익성 하락을 우려해 예금금리를 낮추고 ATM 수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자동화기기(ATM)에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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