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헌법재판소가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며 낸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안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6일 나성린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157명이 국회의장과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에서 재판관 5(각하)대 2(기각)대 2(인용) 의견으로 청구를 각하했다.
주호영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2014년 12월 국회의장에게 각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안을 포함한 법률안 11건에 대한 심사기간 지정과 본회의 부의를 요청했으나 국회의장은 국회법 85조(심사기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2015년 1월에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 등 기재위 소속 의원 11명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을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기재위원장은 국회법 85조의2에 정한 재적위원 과반수가 서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법 85조와 85조의2가 헌법상 다수결의 원리에 반해 위헌이며 이에 근거한 국회의장 등의 거부행위는 국회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2015년 1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새누리당 소속 157명은 같은 해 12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을 포함한 법률안 10건을 직권상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국회의장은 이듬해 1월 국회법 85조(심사기간)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거부했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요청을 거부한 행위와 앞서 그 근거가 된 국회법 85조의2를 가결선포한 행위는 권한침해라며 추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국회의장과 기재위원장 등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요구를 거부한 법적 근거는 국회법 85조와 85조의2 조항이다. 국회법 개정 법규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해 2012년 5월2일부터 발효됐다. '날치기 법안 통과'와 '의회 내 폭력사태' 방지 등을 목적으로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등을 강화했기 때문에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부른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권한쟁의 심판을 통해 본질적으로 주장한 것은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위헌성이다. 그러나 헌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국회법 개정행위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에 대해 "법률의 제·개정 행위를 다투는 권한쟁의심판의 경우에는 국회가 피청구인적격을 가지므로, 청구인들이 국회의장과 기재위 위원장에 대해 제기한 이 사건 국회법 개정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피청구인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청구로서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가결선포행위에 대해서도 헌재는 선포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이 지났기 때문에 청구기간을 도과해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표결실시 거부행위에 대해서도 "재적위원 과반수 서명이라는 요건을 갖춰야만 위원장이 표결을 실시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소속의원들도 그때서야 표결권한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부분이 위헌으로 선언되더라도, 기재위원장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안건에 대해 표결을 실시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 거부행위에 대해서 재판부는 "국회법 85조의 심사기간 지정사유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권한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뿐 국회의원의 법안에 대한 심의·표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며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 거부행위로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직접 침해당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