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서울을 떠나는 세입자들을 갈수록 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가파르세 치솟는 전셋값, 점점 늘어나는 월세 등 주거비 부담 때문이다. 전세와 월세대란에 지친 서민들은 서울을 떠나 수도권 지역에 정착하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 통계청의 '국내 인구 이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떠난 인구는 13만7000명에 달했다. 올해 1분기만 봐도 2만3885명의 인구가 서울을 순유출했다. 치솟는 주거비 부담에 서울을 빠져나가는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자료=통계청)
그럼 대체 얼마나 집값이 올랐다는 뜻일까. 이미 서울 지역은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강남구로 ㎡당 1173만원을 기록했다. 2위는 서울 서초구로 ㎡당 1035만원이었으며 과천시가 ㎡당 1034만원으로 3위에 올랐다.
전셋값도 치솟아 ㎡당 1000만원에 근접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전셋값 1위 지역은 강남구로 ㎡당 744만원에 달했다. 이어 서초구가 ㎡당 703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송파구가 ㎡당 542만원으로 3위를, 용산구(534만원)와 중구(532만원)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해 전월세 전환율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기준 주택종합 전월세 전환율은 6.9%에 달했다. 법정 상한선인 6%보다 0.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서울(6.9%)과 지방(7%)도 법정 상한선을 웃돈다.
이 중에서도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중소형 주택일수록 전월세 전환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은 5.5%로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의 전월세 전환율 4.6%보다 높았다. 연립·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도 30㎡ 이하의 전월세 전환율이 각각 8.7%와 1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나날이 치솟는 주거비 부담은 지난달 나온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실제주거비는 7만4227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의 6만1423원보다 20.8% 증가한 수치다.
자가나 전셋집에서 사는 가구는 매월 주거비 명목으로 내는 비용이 없어 자가·전세가 많을 수록 주거비는 적게 잡힌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세 물량이 부족해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월평균 주거비액수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의 비중은 44.2%를 기록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1년(33%)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거비 부담에 서울을 떠나는 인구가 줄을 선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28)는 "올 가을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집을 구하지 못했다"면서 "서울에서 전셋집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워 구리나 남양주 등 수도권 지역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전셋집이 있어도 물량이 적을 뿐더러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출퇴근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서울 외곽으로 내 형편에 맞는 집을 구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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