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어버이연합 불법 자금지원 의혹과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전경련은 의혹의 일부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자금 지원 경위와 동기에 대해서는 여전한 침묵으로 대응했다.
'더불어민주당 어버이연합 등 불법 자금지원 의혹규명 진상조사 TF'(이하 어버이연합 TF)는 19일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 회관을 찾아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어버이연합 등 보수 시민단체 자금지원 논란에 대한 면담했다.
의혹 제기 이후 전경련은 침묵으로 일관해 왔던 만큼, 이번 더불어민주당의 방문에 정재계 관심이 쏠렸다.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오후 2시 전경련회관 1층 로비에는 정치·산업부 기자들 수십명이 몰리며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이기도 했다. 이춘석 위원장을 비롯 박범계, 진선미 의원과 김병기, 이철희, 표창원, 박주민, 이재정, 윤성경 당선인으로 구성된 어버이연합TF는 이날 오후 1시40분부터 전경련회관 앞에 모였다가 임상혁 전경련 전무 등의 안내를 받고 47층 회장단 회의실에 입장했다.
청와대 지시 의혹을 비롯해 재계의 정치 개입, 검찰의 수사 여부 등 민감한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면담은 초반부터 팽팽한 대립 상황이 연출됐다.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실 오늘은 이런 자리가 됐지만,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청년일자리 등 경제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주 대화하고 소통하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이춘석 위원장은 "오늘은 경제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방문한 목적이 있다"며 화두를 전환한 뒤 "전경련은 자유시장경제 창달과 국제화를 위해 창립된 단체인데, 정치적 목적을 갖고 특정단체에 5억2000만원 정도 자금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금을 지급한 경위나 상세 내역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데 전경련 역시 법적, 사회적, 정치적 책임이 있다"며 "곧 법무장관도 수사를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진실합 답변을 해주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비공개로 전환된 면담에서도 어버이연합 TF의 공세는 이어졌지만, 전경련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박범계 의원은 비공개 면담 직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공보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경련에 우선 상세 경위 내역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어버이연합 관련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경련은 '사회협력회계'라는 것을 통해 자금이 흘러갔을 수 있다는 일반론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전경련은 "매년 170억원 규모의 사회협력회계를 집행하며, 이 자금은 회원사 100여개 기업과 일부 단체 회원들의 국제업무 및 사회공헌, 홍보 등을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며 "단체에서 협찬을 요청하면 전경련에서 심사를 통해 지원금을 집행하고, 이후 제대로 집행됐는지 분기마다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절차를 통해 벧엘복지선교재단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우회적 설명이다.
이에 어버이TF는 벧엘복지선교재단에 대한 심사 및 사후 평가 여부, 자금을 지원하게 된 동기로 외부적 요인이 있었는지 등 질문을 이어갔지만, 전경련은 이에 답하지 않았다. 또 검찰 측에 소환조사 또는 자료요구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해, 검찰 수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박범계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청문회가 활성화되고, 국민의당과의 공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민의당과 공조가 되면 전경련도 자료 제출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청문회를 열지 않더라도 상임위 차원에서 얼마든지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어버이연합 등 불법 자금지원 의혹규명 진상조사 TF 위원장(오른쪽)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가운데)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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