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서민 주거불안 해소해야 내수가 살아납니다"
-"뉴스테이 일변도 벗어나 공공임대주택 공급 많이 해야"
"정부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
2016-05-12 08:00:00 2016-05-12 08:00:00
주거비 부담 증가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주거가 가능해 서민들이 선호하는 전세는 줄어들고, 매달 주거비를 지출해야하는 월세만 늘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보다는 뉴스테이 등 중산층을 위한 주택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차인의 설움만 키우는 주택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과연 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올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제언을 가감없이 쏟아내며, 안정적인 주택시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한문도 회장을 만났다.
 
그는 "임대주택 공급이 가장 근본적임, 장기적인 임차시장 안정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며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주거난 해소는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부동산학박사회는 어떤 모임인가.
 
한국부동산학박사회는 지난 2009년 5개 대학의 부동산학 박사들이 모여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및 제도 분석, 부동산 시장분석 등을 통해 올바른 부동산정책 제안과 한국 부동산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등을 목적으로 창립됐다. 2003년 강원대에서 국내 첫 부동산학 박사가 배출된 이후 현재 국내 10개 대학에서 배출된 450여명의 부동산학 박사들로 회원이 구성돼 있다. 각 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LH사업본부장 등 공공기관 공무원, 신탁사, 금융사, 리츠회사 등의 금융인, 언론인, 건설인 등 최고의 경제 및 부동산 전문인들로 구성됐다. 2009년 창립이후 정기 세미나와 각종 토론회를 통해 한국 부동산 발전을 위한 제도 분석 및 정책제안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국내경제에서 자산비중이 높은 부동산산업분야가 영업판매라는 대분류 아래 불합리하게 분류가 되고 4개 소분류(부동산 컨설팅, 부동산 관리, 부동산 중개, 감정평가)로 실제 산업현장의 실정을 반영하지 못하는데 대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개선을 위한 부동산산업 관련 국회 세미나도 개최했다. 세미나를 통해 정부의 NCS 분류과정에 대한 오류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국토부 및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부동산산업의 올바른 직무능력표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올해 2월 국토부의 NCS 분류 체계 개선을 위한 부동산서비스 활성화 방안 도출을 이끌어냈다.
 
부동산학박사회의 향후 계획은.
 
최근 부동산시장은 저성장 경제 국면과 함께 내수경기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지난해에 2008년 이후 최대 주택거래량을 기록했다. 정부의 청약제도완화와 택지개발 촉진법 폐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과 함께 정부의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기조로 인해 가계부채는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있고, 왜곡된 시장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분양시장과 기존주택시장이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면서 양극화는 심화돼 왔다. 그러나 올 들어 4개월 연속 주택거래량이 전년대비 매월 30%씩 급감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향후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향후 시장은 하향안정화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 개인, 기업 모두 시장에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방향은 이제 공급자 위주의 정책보다는 수요자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향후 부동산시장 안정화와 함께 실물경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건전한 부동산시장 환경이 형성돼야 부동산산업을 포함한 우리경제가 나아질 것이다. 특히, 임대정책방향 및 구체적인 제도의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이에 부동산학박사회는 이와 관련된 세미나와 토론회를 적극적으로 개최해 국민경제와 부동산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대안을 수립하고,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도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국의 공공임대주택정책과 주거용 임대주택 및 상가임대차에 대한 안정적인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부동산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국민경제의 거시적 관점에서 정책 및 제도가 도출돼야 하는데 2008년 이후 현재까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은 건설업체 및 관련 이익단체들의 관점에서 펼쳐지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하면서 신규 공급택지가 부족하고 기존의 택지들마저 뉴스테이 정책으로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테이 정책이 공급증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공급 방식이 기업에 특혜를 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막대한 도시주택기금이 이곳에 투입되고 있다. 도시주택기금은 국민주택채권과 청약저축예금, 주택복권수입 등이 주 재원으로, 대부분 국민의 돈이다. 원래 주택기금의 주 목적은 무주택서민을 위한 주택마련지원과 임대주택공급지원 등이다. 그러나 현재 뉴스테이 정책은 임대주택 공급증가라는 명분아래 국민의 돈이 기업으로 들어가게 하는 불합리한 정책을 정부가 앞서서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금 건설업체와 재무적 투자자들(리츠회사)이 줄서서 입찰에 참여하는 모습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주거불안 문제를 해결해야 내수가 살아나고, 내수가 살아나면 기업이 살아난다. 결국 이는 고용이 창출되는 선순환적인 구조를 만들게 된다. 이를 통해 정상적인 정책 유지를 이끌어낼 수 있고, 결국 부동산시장도 안정적이고 건전한 구조가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간단하다. 공급이 많으면 된다. 강남지역의 경우 오피스 공급이 증가하면서 오피스 임대료가 하향안정화 되고 있다. 주거용도 마찬가지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면 되는 것이다. 서울시가 내 놓은 역세권 용적률 상향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확대방식 같은 경우가 좋은 예다. 이를 더 발전시키면 역세권이 아니더라도 기존 용적률에서 상향된 용적률을 소유주가 일정부분 이득을 취하게 하고, 나머지 부분을 공공의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게 되면 전월세 시장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월세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 뉴스테이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 일변도에서 탈피해서 그린벨트를 풀어 중소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면 서민층의 주거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OECD국가 평균 공공임대주택은 11%를 넘는다. 네덜란드(32%), 오스트리아(23%), 덴마크(19%), 스웨덴(17%) 등이 특히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하위 수준의 공공임대정책을 나타내는 5%대에 머물러 있다.
 
당장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지 않더라도 다양한 주거안정 방안은 해외사례를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순수공공임대주택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5%대이고, 민간임대가 49% 정도지만 적정임대료를 법으로 규정, 안정적인 임대제도를 운영해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 임차인의 평균 임차기간은 12.8년에 달한다. 임대인이 임료를 올리려면 임대료 기준표(Mietspiegel), 차임정보은행(Mietdatenbank)의 자료, 전문가의 감정서 또는 최소 3개의 유사주택의 차임현황 등을 근거로 제시해야 하고, 임의대로 임차인을 내보낼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볼리비아는 ‘임대료 기준표’를 공공과 민간이 함께 임대료 상·하한선을 책정한다. 세입자 단체와 임대인 단체가 상호합의를 통해 만들어 적정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서민 주거난은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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