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세대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노후 준비 미흡, 자녀의 취업이나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현실에 일하지 않고는 생계 유지가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퇴 후 재취업의 문을 두드리지만 ‘하늘의 별따기’다. 무엇보다 장기화된 불황으로 기업들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취업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55~79세 고령층 가운데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는 비율은 61.0%(722만4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은퇴희망나이는 평균 72세인데 반해 근무했던 직장에서 나오는 평균연령은 49세였다. 이에 따라 퇴직 후에도 생계를 위해 취업 전선에 뛰어든 고령자가 늘었다. 지난 1년간 취업 경험이 있는 고령층 비율은 62.2%로 지난해보다 0.3%p 높아졌다.
5060세대는 풍부한 인맥과 조직생활, 사회적 연륜 등을 겸비한 세대로 다른 연령층보다 자존심이 세다. 눈높이를 낮추는 게 쉽지 않다보니 재취업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연봉·규모·근무조건 등에서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연령층은 자녀에게 쏟아 붓는 교육비와 생활비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따라서 안정적인 직장과 적정수준의 월급이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출퇴근 거리도 고려하게 된다.
최근 주목받는 직종으로는 '관광안내원', '관광통역안내사', '의료관광안내원' 등이 꼽힌다. 이들 직종은 해외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당국은 2020년 2000만명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명진 코스모진 관광아카데미 대표는 "관광통역안내사는 높은 보수의 안정적인 일자리로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55세 이상은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심리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다른 연령층보다 여유가 있다. 따라서 '직업'(job)뿐만 아니라 '일'(work)의 개념으로 취업을 생각한다.
퇴직 후 고용불안을 느끼는 이들은 재취업이 어려운 경우 ‘자의반 타의반’으로 창업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단절된 경력, 게다가 별다른 전문기술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재취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나가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이 충분한 준비 없이 은퇴한 뒤 대출을 얻어 창업에 나서고 있지만 준비 없는 창업으로 ‘파산’하는 경우가 높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만기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당좌거래가 정지된 자영업자는 29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만 50∼59세(1954∼1963년생)의 자영업자는 141명으로 전체의 47.6%를 차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저성장과 인구 고령화 추세가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한국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8.6%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2.4%보다 약 4배 높았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 실패는 부채문제로 이어져 중산층이 대거 저소득층으로 내몰릴 우려를 낳는다”고 전했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던 전업주부들도 적극적으로 구직에 나서면서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도 2012년 53.5%에서 지난해 55.7%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치솟으면서 가정 경제를 돕기 위해 육아 부담이 적은 50대 주부들이 일을 찾아 취업 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남성 고용률은 70.6%로 2년 연속 변동이 없었지만, 여성은 49.6%로 2013년 12월 48.0%, 2014년 12월 48.6%에 이어 증가폭이 매년 확대됐다.
특히 여성의 고용률 증가폭은 30~34세(2.2%포인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어 25~29세(2.1%포인트), 60세 이상(1.6%포인트) 등의 순으로 크게 증가했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분석센터 소장은 “미혼·자녀가 없는 30~34세 여성 뿐 아니라 중장년 층의취업 활동이 활발해졌다. 여기다 도소매업 대형화로 여성 위주의 고용 개선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시청 지하1층 시민청에서 열린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에서 관람객들이 공예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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