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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해외에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요소들이 점차 정당정치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기존 정당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정당들도 온라인 정당을 표방하며 이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다.
스페인에서는 지난해 12월 정치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 발생했다. 스페인어로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좌파정당 ‘포데모스’가 창당 2년만에 원내 정당이 된 것이다. 포데모스는 69석을 얻어 우파 국민당과 좌파 사회노동당에 이어 제3당에 올라 30년간 지속된 양당체제를 무너뜨렸다.
포데모스의 기초조직은 지역구가 아니다. 자신들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모이는 오프라인 대중모임인 ‘시르쿨로스(서클)’다. 회비도 없고 당 운영자금도 시민 모금 방식인 클라우드 펀딩으로 충당한다. 현재 900여개의 시르쿨로스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르쿨로스를 하나의 정치 결사체로 만든 것이 바로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 네트워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당보다는 미디어를 통한 정치 참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데모스가 여론을 수렴해 정책을 결정하는 등 미디어 정당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다음달 열리는 재총선에서 포데모스의 위력이 다시 입증될 수 있을지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어느 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도 무산되면서 펠리페 국왕은 결국 지난 3일(현지시간)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6월26일 총선을 다시 치른다고 밝혔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여론조사는 이미 기존 여론조사 방식을 뛰어넘는 정확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선거·정치 분석 웹사이트인 ‘파이브 서티에잇’을 운영하는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의페러다임을 바꾼 대표적 인물이다.
실버는 IT 기술을 이용해 기존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정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체 개발한 분석예측시스템을 토대로 미국의 2008년 대선과 2010년 상원의원 선거, 2012년 대선 등을 정확히 맞췄다.
한국의 정당들도 이같은 요소들을 받아들여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온라인 정당가입 제도를 도입해 10만명의 당원을 모집했다. 기존 당원이 최대 30만명 정도라는 점에서 놀라운 숫자였다.
이에 자극을 받은 국민의당도 지난 2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당원을 받기 시작했다. 새누리당도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모바일 기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인 ‘on통so통’(온통소통)을 지난해 구축한 바 있다. 앱을 설치하면 당원이 아니라도 의견 제안, 여론조사, 자유게시판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당들의 이같은 변화는 근본적인 변화라기보다 4차 산업혁명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정당보조금 등 예전 방식의 정당 구조를 여전히 고집하고 있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다.
지난해 12월20일(현지시간) 스페인 총선 개표 결과 포데모스가 제3당 지위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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