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방산비리 척결 위해 무기체계 일제조사 추진"
(연쇄인터뷰-20대국회 당선자의 각오)이것만은 꼭!
"병역제도도 손봐야 한다"
2016-04-21 17:49:24 2016-04-24 17:32:37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20대 국회 당선자들의 각오를 듣는 연쇄인터뷰의 첫 번째 주인공인 김종대 당선자는 던지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답을 내놨다. 군사·국방문제 전문가로서 수많은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해온 내공이 묻어났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방산비리 척결과 병영문화 개선 같은 숙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대체적인 로드맵이 짜여 있었다. 작은 진보정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큰 야당들과 어떻게 협력할지도 대체적인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안보와 국방은 시민공동체의 가치”라는 말을 힘주어 했다. 다음은 김 당선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새 국회가 시작되면 방위산업 비리를 잡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예컨대 천암함 사건은 경계의 실패라고 볼 수 있는데, 천안함에 부착돼있던 음파탐지장비가 어뢰나 잠수함을 못 잡는다는 주장으로 면책됐다.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해병대가 쏜 포가 논바닥에 떨어지면서 제대로 된 응징을 못 했는데 기상관측 장비가 부실했다며 면책 받았다. 노크 귀순 때는 군의 실패 책임을 열상감시장비 등 불량 장비의 문제로 뒤집어 씌었다. 군의 모든 장비를 시급히 점검하지 않으면 국가 안보가 경각에 달린 것 아닌가. 그런데 슬슬 피해 가기만 하고 있다.
 
방산비리 수사 양상을 보면 어디선가 첩보를 입수해 그걸 캐서 비리가 있느냐 없느냐를 보는 '랜덤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수사해서는 끝이 없다. 약 700여종 되는 전군의 무기체계를 일제히 조사해서 성능이 다 발휘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안 되는 경우 비리의 문제인지 부실의 문제인지 찾아봐야 한다. 
 
- 국회에서 방산비리 등을 두고 정부와 싸울 일이 많을 것 같은데 다른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과 힘을 모으기 위한 전략도 필요한 것 같은데
 
차기 국회에서 국방위원회에 속하기를 원하는 더민주 당선자가 한명도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한숨) 대선이 코앞이다. 각 분야의 '선수'들로 진용을 잘 갖춰 정책 역량을 축적해야 할 때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돌이켜 봐도 큰 정당들에 정책이 완전히 실종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가 끝나고도 더민주에서 나에게 자주 연락이 온다. 제1야당이 외교안보통일 역량을 주변화시키다시피 했으니 사람이 없어서 나한테 도움을 청하는 것 같다.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서 범야권 공동의 정책 역량을 시급히 복원해야 한다. 내가 비록 작은 당에 속해 있지만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 권위와 위계의 병영문화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해왔다. 해결의 실마리를 어디에서 찾으려 하나
 
안보문제에서 인간의 문제를 재발견해야 한다. 일선 전투원들의 생명 가치가 너무 저평가되어 있다. 모든 병영문화의 기본이 이걸 전제로 짜여 있다. 장병들이 월급 15만원에 24시간을 통제 당하는 병영은 존재 자체가 부조리다. 일선 전투원들이 제대로 먹는지, 입는지, 다치면 제대로 치료를 받는지 등 생활의 문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군의 과도한 통제로 인해 자존감이 무너지고 인격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병사들은 타인에 대한 과도한 지배나, 타인의 인격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무너진 자존감을 보상받으려 한다. 반인권 사건의 악순환이 생긴다. 과도한 규율과 통제를 줄이고 인격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또 3년 후부터 인구절벽이 닥친다. 2022년 징집대상 연령 인구가 2016년에 비해 30%가 줄어든다. 이대로 방치하면 군대는 망한다. 행정이나 보급, 지원 분야에서는 징병제 틀을 유지하되 주요 전투부대나 높은 전문성을 요하는 부대는 징병이 아니라 모병된 사람들로, 4년 이상 복무하는 전문병사로 시급히 체제를 바꿔야 한다. 
 
- 이번 총선은 북풍이 통하지 않은 선거로 기록될 것 같다. 이유는 뭐라고 보나
 
'무능한' 여당 때문이다. 대통령은 후보자 등록일에도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선포하고 모든 역이나 주요 관공서에서는 테러에 대비한다고 경계를 엄청나게 강화했다. 북한식당 종업원들의 탈북 사실 공개, 북한의 GPS 공격,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나올 것은 다 나왔다. 정부가 북풍에 관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종편이 틀어댔지만 무능한 여당이 받아먹지를 못 했다.(웃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도 원래 총선용으로 나왔는데 그걸 자기들 지역구에 갖다 놓는다고 하니까 새누리당에서 사드가 금기어가 됐다. 
 
- 진보정당에서 국방과 안보 문제를 다루면 한쪽에서는 종북몰이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군복 입은 사민주의자들'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김 당선자가 추구하는 안보와 국방의 근본적인 방향은
 
안보는 국가나 보수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공동체의 가치다. 주권자는 시민의 가치로 안보를 요구하고, 정부는 그걸 대행해주는 것이다. 국제정치학에서는 '주인-대리인 모델'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 입장이 바뀌어있다. 군이 시민들의 명령에 따라 실무를 하는 대리인이 돼야 하는데, 파워와 권력이 된 것이 문제다.
 
이런 부분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안보민주화'라고 부른다. 경제민주화가 시대의 화두라고 하는데 안보민주화도 못지않은 시대의 화두라고 본다. 민간인이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어 문민화 시대를 여는 것을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 '국방현실을 모르는 인기영합주의자'라는 비난에 대해 반론한다면
 
청와대와 국회, 정부에 들어가 지금까지 27년 동안 국방문제를 들여다봤는데 어떻게 더 알아야 하나? 도대체 내가 모르는 국방현실이 뭔가? 나는 그들의 기득권과 권위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걸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현실을 모른다'는 말이 맞을지 모르지만, 기득권과 권위가 국방의 본질인가? 이제 시대적 가치와 소명을 알고 국방을 개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 신념가들이 국방을 말해야 한다.
 
- 선거를 치르면서 이전의 김종대와 달라진 점은
 
입당할 때 깨달았다. 입당 선언문을 써 내니까 심상정 대표가 '여기에는 김종대가 누구인지 설명하는 내용이 한 마디도 없다'며 다시 쓰라고 했다. 나의 언어로 내 인생을 얘기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치의 언어는 다르구나 싶었다. 그때부터 나 자신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심 대표는 옆에서 길을 알려줬고 정치적인 멘토가 돼 주었다. 
 
◇김종대 당선자 약력
 
제14~16대 국회 국방위원회 보좌관
대통령비서실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월간 <디펜스21+> 발행인 겸 편집인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정의당 김종대 당선자가 21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정의당 당사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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