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박용준기자] “도시 현주소를 파악할 때 이번 평가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 세계적 과제인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의 귀중한 자료로 활용하겠습니다.”
'2016 대한민국 광역자치단체 지속지수' 평가에서 서울시가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압도적인 점수 차다. 평가를 기획한 토마토CSR연구소는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배점이 높은 사회와 환경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다른 광역자치단체들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끊김없이 진행해 온 ‘원전하나 줄이기’ 정책 등이 선명한 성과를 낸 것이다. 박 시장은 이번 평가 결과를 서울시 정책 기준으로 삼아 서울이 놓인 위치를 파악하고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굴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는 서면인터뷰를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 정책'에 대한 박 시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뉴스토마토
환경부문 수준이 독보적이다.
2011년 대규모 순환정전사태부터 후쿠시마 원전사고까지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수많은 재난 재해가 입증하듯 환경은 곧 시민 안전과 도시 생존, 즉, 지속가능한 도시의 기본 전제나 다름없다. 이에 서울시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 도시와 협력하며 지속가능한 환경, 에너지 정책을 펼쳐가는 있다. 특히, 실행력과 성과를 모두 담보할 수 있었던 힘은 정책 의제 설정부터 수립, 추진, 집행의 모든 과정을 시민 참여를 전제로 진행한 데서 비롯됐다고 확신한다.
서울의 대표 에너지 정책인 ‘원전하나 줄이기’는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에너지 생산을 병행해 원전 1기 분량을 줄이는, 이전에 시도된 적 없는 혁신적 환경 정책이다. 이 정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반 년 앞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시민과 함께 목표를 설정해 추진했기 때문이다.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 성과를 세계의 도시들과 나누고 있으며, 2013년 UN 공공행정상을 수상한 데 이어 세계지방정부기후정상회의, 이클레이 세계총회 등 각종 국제회의에 소개되고 세계 여러 도시들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온실가스 관리 분야는 75점으로 만점을 받았다. 어떤 정책이 성과를 보였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서울시는 2005년 대비 2020년까지 25%, 2030년까지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공격적 목표를 수립하고,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건물·수송 분야에서부터 적극적인 저탄소 정책을 가동해 온실가스를 감축 중이다. 예를 들어 현재 서울시의 시내버스는 100% CNG엔진으로 교체됐으며, 건물 옥상에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거나 건물 조명을 고효율 LED로 교체하는 등 사업장 특성에 맞춘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172만 명의 시민이 에코마일리지 사업에 동참하고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서울시의 온실가스도 지속적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클레이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 개최를 계기로 시민·기업이 참여하는 ‘서울의 약속’을 발표한 바 있다. 시민 한 사람이 온실가스 1톤을 줄이는 ‘CO² 1인 1톤 줄이기’를 통해 2020년까지 1000만톤의 CO²를 줄일 계획으로 이행상황을 시민과 함께 점검하고 보완·추진하겠다.
폐기물 처리는 인접지역과 이해관계가 맞물린 민감한 문제이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이해관계에 놓인 인접지역과의 협력과 소통이 함께 이뤄질 때 갈등이 아닌 상생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수도권 매립지 연장 사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을 때도 서울시는 2017년까지 ‘직매립 생활쓰레기 0톤’ 목표를 선언하고 시민들과 함께 생활쓰레기 줄이기 실천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해 서울시의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시작 시점 대비 40% 정도, 직매립 쓰레기량도 92%나 각각 감소했다.
이와 함께 2014년 환경부와 서울, 인천, 경기 단체장이 수도권 매립지정책 4자 협의체를 구성해 인천지역 매립지 주변 주민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수도권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점을 찾아가기 시작한 결과, 수도권매립지 연장사용에 합의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서울시민과 함께 폐기물 쓰레기 줄이는 데 앞장서고 인접지역 주민과 협력, 소통하면서 수도권지역의 폐기물이 안정적으로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밖에 다른 광역단체와는 차별화 된 서울시의 대표적 환경정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2012년 4월부터 서울시가 추진 중인 ‘원전하나 줄이기’는 시민 참여로 도시의 체질을 ‘에너지 소비형’에서 ‘에너지 생산형’으로 바꿔가는 서울시의 대표 환경정책이라 자부한다. 예컨대 가정 내 미니 태양광 보급을 늘리고 170만명의 시민이 함께하는 에코마일리지 제도, LED 교체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원전하나 분량의 에너지 줄이기를 달성한 것은 물론, 에너지공급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지역 갈등을 줄여 타 도시들과 상생하는 에너지 민주주의의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성취는 미국의 CNN, 중국의 CCTV, 신화통신사, 일본의 됴쿄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성공적인 지역 에너지로 소개되는 등 전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원전 하나 줄이기'의 2단계 사업으로 ‘에너지 살림도시 서울’ 프로젝트를 추진 중으로 2020년까지 1000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전력자립률을 20%까지 높여 에너지 자급이 가능한 도시의 토대를 갖춰갈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부문 평가도 광역단체 중 1위다. 문화·구난·주택 세 분야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 중점 정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구난(재난안전), 주택, 문화는 모두 시민 삶의 뼈대를 이루는 중요 분야다. 안전 문제에서 1%의 확률이란 결국 100%를 의미하기 때문에 황금시간 목표제 등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체계적인 재난대응 체계를 구축, 가동하고 있다. 55개 재난 유형에 맞춰 ‘황금시간 목표 중심의 재난대응 체계’를 구축, 신속한 현장도착과 효과적인 대응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10만 시민안전파수꾼 양성으로 재난 초기부터 시민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중이다.
임대주택 8만호는 물론, 민간자본을 활용한 서울리츠, 역세권 청년주택 등 서민 삶에 실질적 보탬이 되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가는 중이다. 민선 5기 임대주택 8만호를 확보한 데 이어 민선 6기에도 임대주택 추가 8만호 대책을 가동해 의료안심주택, 홀몸어르신주택, 연극인주택, 공동체주택 등 다양한 맞춤형 공공주택을 지난해까지 2만9088호를 공급했다.
또한 공공재원만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서울리츠, 역세권 청년주택 등 민관협력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방식을 개발 중으로 지난해 말 설립된 1호 리츠의 경우 올해 하반기 착공될 예정이다.
공공도서관부터 공예박물관까지 시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맞춤형 문화시설 역시 확충해 가고 있다. 문화는 경제, 사회, 환경과 더불어 지속가능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최근 시민 수요가 가장 높은 도서관, 공연장 인프라가 급증하면서 서울시민의 문화환경 만족도도 높아졌다. 앞으로도 폐시설, 유휴시설을 활용한 서울거리예술센터, 김포가압장 아동청소년예술교육센터, 신촌 문화발전소, 공예박물관까지 문화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문화인프라를 확충하겠다.
재정부문 전체 순위는 2위지만 재정자치 분야에서는 40점 만점을 받았다.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가.
세수는 줄고 매칭사업 비중은 늘어 재정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무려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감축하는 등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복지 등 민생 투자를 늘린 것에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 등 정확한 사업예측으로 당장 필요하지 않거나 급하지 않은 경비를 절감했으며, 이월되거나 불용되는 사업을 줄여나간 결과라고 본다.
2011년 10월 취임 당시 19조9873억원이었던 서울시 채무가 지난해 말 총 12조2788억원까지 감축했다. 10년 이상 급증하던 채무가 감소 추세로 반전되면서 채무 이자에서만 한 해 4000억원을 절감했고. 그 덕에 공공임대, 국공립어린이집 등 복지의 보폭도 넓힐 수 있었다. 2018년까지 채무 총 10조원 감축을 목표로 안정적인 재정 관리를 시행하고 건전재정 기조는 계속 유지하면서도 시민에게 꼭 필요한 복지, 안전 등에는 과감한 재정투입을 할 방침이다.
또 진정한 재정 자치는 자치구와 상생 구도에서 이뤄지는 만큼 서울시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자치구에 예산 2728억을 추가 이양, 재정분권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법정경비인 사회복지비를 비롯한 기본적 행정수요가 100% 충족하도록 지원, 자치구가 자주적으로 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중이다.
생산·인구·고용·사회적 배려 등을 평가하는 경제 분야에서는 전체 7위로 다소 낮은 평가결과가 나왔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서울시가 경제 분야에서 다소 낮은 평가를 받게 된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울과 같이 경제·무역·교통·인구 등이 집중된 대도시일수록 저성장 기조에 직격타를 맞기 마련이다. 즉, 계속되는 저성장으로 대외 경기가 둔화,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고용 잠재력이 줄어들어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고속성장시대에 맞춰진 추수형 경제를 대체할 관광, MICE(마이스), 엔터테인먼트 등의 ‘10대 서울형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서울의 미래 일거리, 살거리, 먹을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2000만 관광객 시대를 여는 동시에 동남권 국제교류복합지구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마이스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또 바이오·의료산업, 디지털산업, 도시형 제조업 산업 등 서울의 기존 산업과 미래형 산업을 접목, 신성장 거점을 조성하고, 유관기관·대학·연구소 등과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중이다.
최근 청년들의 취업난이 비혼·만혼으로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이 비자발적 이주를 부추기면서 서울시의 인구 감소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경제·사회 구조적 차원의 인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기초 연구를 진행 중으로, 그 결과를 기초로 올해 하반기 중 인구정책 마스터플랜(가칭)을 수립·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형 기초보장제’, ‘찾아가는 동복지센터’ 등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경력단절여성 전문심화 교육, 여성공예창업지원 프로젝트를 가동해 양질의 여성일자리를 발굴, 삶의 배려가 있는 서울로 거듭나고자 한다.
경제부문 중 고용분야는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고 보이는데 어떤 부분에 주력하고 있는가.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인 동시에 민생의 지지대로 서울시는 민생의 제1과제로 일자리 창출에 매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민간, 대학 등과 함께 현장에서 일자리의 가능성을 찾는 일자리대장정을 실시, 일자리의 패러다임을 현장 협력으로 전환했다. 지난 2월엔 일자리, 노동환경을 밀착 지원하는 일자리노동국을 신설, 일자리의 수를 넘어 질을 담보한 일자리 대책을 발굴하는 중이다.
특히, 청년일자리 창출에 시정의 역량을 집중, 청년의 활력이 전 사회의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시적 공공일자리’의 한계를 개선한 ‘뉴딜일자리’의 경우 1700개 중 약 1300개 일자리를 청년중심으로 개편해 올해 제공할 계획이다.
정책 당사자들인 청년들의 3년여 간 참여해 만든 4개 분야(일자리, 주거, 공간, 청년활동) 20개 사업의 ‘서울형 청년보장’도 가동하고 있다. 현재 청년들이 취업의 가장 큰 애로로 정보 부족을 꼽고 있는 만큼 청년이 많이 다니는 곳을 중심으로 일자리 카페 300곳을 조성하고 청년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경쟁력 있는 서울의 강소기업과 구직 청년을 매칭해 청년실업의 출구를 찾아가고자 한다.
이밖에 서울시는 시간 단축제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보자는 논의를 시작해 올해부터 공공부문의 여건에 적합한 ‘서울형 노동시간 단축모델’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개선이 용이하고 파급효과가 큰 1개 기관에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거버넌스 부문 중 중소기업 지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한 시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자금력 등은 부족하지만 잠재력은 충분한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최대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일관된 방향이다.
서울시의 중소기업제품의 법적 우선구매비율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의 경우 법정목표를 16% 이상 초과달성한 상태다. 아울러 자금 유동성이 취약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매년 1조원 이상의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원액에 있어 타 도시들과 다소간 차이가 나는 것은 서울의 경제 환경이 가진 특수성 때문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구매 비율의 경우 대규모 공사, 용역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물품 구매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 중소기업 육성자금은 경기도의 경우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에 주로 투자한다면 서울시는 중소기업 육성자금이 서민경제의 받침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체 자금의 90%를 소상공인에 지원하기 때문에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한다.
현재 서울시는 거창한 구호나 담론을 넘어, 시민들이 가장 생생하게 느끼고 있는 승자독식의 문화, 경제적 불평등과 불균형, 불공정 관행 같은 요소들을 정책으로 해결하기 위한 ‘경제민주화특별시 서울선언’도 발표해 시행하는 중이다. 예컨대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공정거래 프랜차이즈 인증제’ 등을 통해 프랜차이즈, 건설하도급 등 갑을관계 불공정 거래 문화를 근절해 나가겠다. 안심상가 조성 등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도 지속 시행할 방침이다. 지방세를 체납한 영세 사업자에 대한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소액 예금(150만원 미만) 압류해제, 장기압류 미운행 차량 압류 해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은 어떠한가.
도시의 현주소를 파악할 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고 성장 가능성의 문이 열린다. 그런 의미에서 ‘2016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지속지수’를 통해 서울의 지금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특히, 이번에 평가하는 경제, 사회, 환경, 재정, 거버넌스 지수는 전 세계적 과제인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의 좌표가 되는 귀중한 자료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 평가 결과를 서울시 정책의 기준으로 삼아 서울이 놓인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하고자 한다. 특히, 시민이 행복한 서울,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서울을 만들어 감에 있어 책임과 의무를 다해 왔는지 철저히 분석하는 동시에 서울시의 숨겨진 가능성, 잠재력을 발굴하는 또 하나의 기회로 삼겠다.
최기철·박용준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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