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딱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민심은 칼같이 날카롭고 떨어지는 낙엽도 자를 기세다. 무능한 19대 국회, 독선과 오만한 정당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각 정당은 공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앞서고 있다. 지역구의 80% 정도 공천방식을 결정했다. 현역의원 컷오프 비율도 높다. 중진인 문희상·유인태 의원도 배제했다. 막말 논란이 있던 정청래·임수경 의원도 공천에서 제외됐다. 비리 의혹을 받은 노영민·전병헌 의원도 컷오프되었다. 이제 친노 좌장인 이해찬 의원이 용퇴를 압박받고 있다. 공천 방향과 속도감이 돋보인다.
제3정당인 국민의당은 야권통합 여부를 둘러싸고 집안싸움이 심하다. 안철수 대표는 극력 반대하고 있지만 여타 의원들은 이해관계가 다르다. 지지율이 급락한 국민의당 간판으로 선거를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한길·천정배 의원 등 통합파들의 탈당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안 대표의 리더십이 무너지고 독자적인 생존 여부가 관심사다.
가장 큰 문제는 새누리당이다. 선거를 앞두고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감과 경각심이 전혀 없다. 꼴사나운 집안 계파싸움으로 날을 새고 있다. 공천방식을 둘러싸고 옥신각신 말싸움을 벌였다. 김무성 대표는 상향식 경선을 주장하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략공천을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당 대표도 공천 못 받은 적 있다며 엄포를 놓았다. 정작 새누리당 당헌당규에는 다양한 제도가 모두 규정돼 있다.
한동안 살생부 논란으로 친박계와 비박계가 멱살을 잡았다. 공천 과정에서 배제해야 할 명단과 관련해 김무성 대표가 정두언 의원에게 말을 건넸다. 친박계는 김 대표에게 살생부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살생부는 실제 존재하지 않고, 떠도는 루머를 말했을 뿐이라며 사과했다. 당 대표의 리더십은 손상됐다.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공천 과정에서 주요한 근거로 활용되는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됐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까지 벌였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새누리당과 공천관리위원회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이 터졌다. 김무성 대표를 공천하지 말아야 한다는 통화 내용이 밝혀졌다. 새누리당은 벌집을 쑤신 듯 했다. 친박계 지도부는 취중에 한 사적인 이야기라며 빨리 덮으려고 했다. 비박계는 특정 계파가 공천에 관여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윤 의원의 정계 은퇴를 주장했다. 이 사건으로 공천관리위원회가 파행됐다. 김 대표 공천을 만장일치로 결정하고 최고위원회 추인까지 받았지만 발표 당일 제외됐다. 황진하·홍문표 위원은 반발했다. 이한구 위원장의 사과로 가까스로 봉합되었다.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한구 위원장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났다는 것이다. 현 수석은 부인했지만 이 위원장은 간접 시인했다. 청와대가 공천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될 수 있는 사항이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와 경북을 방문했다. 대통령의 일정 자체가 강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통령의 간접 지원에도 불구하고 ‘진박(진짜 친박) 후보들’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 세 번의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모두 승리했다. 17대 열린우리당 152석, 18대 한나라당 153석, 19대 새누리당 152석을 얻었다. 가장 중요한 승리요인은 현역의원 물갈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치적 구심력이 발휘돼 40% 이상의 교체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을 수용한 것이다.
웬일인지 이번 총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 야당은 과감한 개혁 공천을 하는 반면 여당의 컷오프 실적은 저조하다. 이한구 위원장의 “월급쟁이, 양반집 도련님 같은 국회의원들을 모두 물갈이하겠다”는 말은 허언으로 끝났다. 국민을 외면한 집권 여당 내 계파 싸움의 끝은 결국 국민심판 뿐이다.
서성교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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