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직론직설) 여론조사가 틀리는 다섯 가지 이유
2016-02-28 14:04:39 2016-02-28 14:04:39
4.13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가 전가의 보도로 활용되고 있다. 현역의원을 자르는 잣대로 사용되고, 공천의 중요한 기준으로도 쓰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의원 1차 컷오프 10명을 발표했다. 여론조사 점수를 상당히 반영했다. 김종인 대표의 현역의원 물갈이 1호는 강기정 의원이었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였다. 국민의당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로 지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억울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다니.
 
하지만 여론조사가 완벽한 만능일까? 그렇지 않다. 여론조사는 조사일 뿐이다. 실제 민심과는 많은 괴리가 있다.
 
첫째, 여론조사 결과는 유권자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 유권자들 일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일 뿐이다. 예를 들어 지역구의 총 유권자는 20만명인데, 여론조사는 1000명의 의견일 뿐이다. 1000명이 20만명을 정확히 대변하도록 과학적 표본추출 방법을 사용하지만, 표본오차와 신뢰수준이 존재한다. 또 응답자 구성 비율에서 왜곡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20대 유권자 비중이 15%인데, 조사 응답자 비율은 5% 밖에 안된다. 이 경우 가중치를 부여해서 5%를 15%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왜곡이 발생한다.
 
둘째, 여론조사는 실제 투표율과 차이가 난다. 여론조사는 이론상 100% 투표율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지난 19대 총선 투표율은 54%에 불과했다. 그리고 성별, 연령별 투표율도 차이가 난다. 2030세대 투표율은 5060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대선에선 지역별 투표율도 크게 차이가 난다. 여론조사는 실제 투표 결과와 당연히 차이가 난다. 투표 참여 의향을 물어 이를 보완하기도 하고, 전문가들은 과거 데이터를 활용한 판별 분석을 실시하기도 한다.
 
셋째, 여론조사는 거짓 응답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야당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조사에서는 여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경쟁하기 쉬운 상대 후보를 고르기 위해 역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보정하기 위해 찬반이 분명한 정책 질문을 덧붙인다. 예를 들어 무상급식에 대한 질문을 한다. 찬성하면 야당 후보, 반대하면 여당 후보 지지 성향으로 연결해서 판단할 수 있다.
 
넷째, 여론조사는 미래 표심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여론조사 시점과 실제 투표 시점 간에는 차이가 있다. 조사는 현재 시점의 민심을 파악할 뿐이다. 미래의 민심은 예측할 수 없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미래 예측 조사가 계발되기는 하지만 신뢰도가 높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설문 문항, 순서, 조사 방식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후보에 관한 조사는 호감도, 적합도, 선호도, 지지도 등을 질문한다. 유사한 질문이지만 질문 단어에 따라 조사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후보 선출 때마다 쟁점이 된다. 또 어떤 수식어가 덧붙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전 산업부 장관 아무개’라는 질문은 단순한 ‘아무개’라는 질문보다는 높은 지지를 받을 것이다. 설문 문항의 순서, 설문 내 선택지의 순서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진다. 유리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면 찬성률이 높아지고, 선택지 앞부분에 노출되면 유리하다. 실제 면접 조사, 전화 면접조사, 전화 자동응답 조사, 휴대폰 조사, 인터넷 조사 등 방식에 따라서 결과가 달리 나타난다.
 
여론조사의 문제점들을 악용한 불법 여론조사가 난무하고 있다. 유리한 조사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여론조사, 단순 홍보성 여론조사가 횡행한다. 중앙선관위가 단속에 나섰다니 늦었지만 다행이다. 향후 여야는 공천 심사를 위한 사전 여론조사, 안심번호를 이용한 여론조사 경선, 본격 선거 판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언론들 또한 판세조사, 출구조사로 동참할 것이다.
 
왜곡된 여론조사는 공해 수준이다. 이왕이면 여론조사의 근본적인 한계와 문제점들을 잘 보완해야 한다. 천심인 민심을 파악하는 지름길은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다.
 
서성교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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