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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훈련 일정 빼곡…긴장 더 높아진다
선제 타격 개념 포함된 ‘작계 5015’ 기반, 북한 ‘평양사수’ 훈련 공개
2016-02-21 20:18:48 2016-02-21 20:18:48
다음 달 7일부터 4월30일까지 이어지는 한·미 연합훈련 ‘키 리졸브(KR)·독수리 연습(FE)’의 역대 최대 규모 실시가 예고된 가운데, 북한도 ‘평양사수’ 기동 훈련을 공개하는 등 정면대응에 나서 한반도를 둘러싼 전운이 당분간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미 양국 해병대는 다음 달 연합훈련에서 실시하는 ‘쌍용훈련’에서 상륙작전 다음 단계인 내륙작전의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기존 훈련이 전력을 바다에서 육지로 투사해 해안 교두보를 확보하는 상륙작전 중심이었다면, 이번 훈련은 한·미 해병대가 상륙에 이어 북한 내륙까지 진격해 중요 시설물 파괴하는 능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내륙작전을 할 때 적과의 교전이 발생하는 것을 가정해 다양한 상황을 설정하고 대항군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실전적인 훈련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한국군 해병대 약 3000여명과 미 해병대 약 7000여명이 참가한다. 미 해병대의 스텔스 상륙함인 뉴올리언스호를 포함한 상륙함 3척과 해병대 군수 지원을 하는 해상사전배치선단도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육군은 지난 19일 한·미 양국이 ‘한·미 연합 전시증원’(RSOI)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RSOI는 수용, 대기, 전방이동, 통합의 영문 약어로,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의 한반도 전개 과정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군은 미 증원 전력의 신속한 전방 이동이 가능하도록 도로 사용을 조정·통제하고 경계, 통신, 피해 복구 등의 지원활동을 한다.
 
부산항 제8부두에서 미군 물자를 하역하는 것으로 시작한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군뿐만 아니라 철도공사, 도로공사,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도 참가한 민·관·군·경 합동 훈련으로 진행됐다. 훈련에서 한미 양국은 미 증원 전력의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교통체증, 테러, 장애물 봉착 등 다양한 우발 상황을 가정해 실시간 조치 훈련도 실시했다.
 
한·미 양국이 다음 달 본격 연합훈련을 앞두고 이와 같이 훈련 세부 내용을 공개하고 사전 훈련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이번 연합훈련에 유사시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할 수 있는 내용의 ‘작전계획(작계) 5015’가 적용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키 리졸브 훈련은 작계 5015를 처음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지난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훈련에 작계 5015를 적용했지만 키 리졸브 훈련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군 관계자도 “이번 훈련은 북한 핵과 미사일 기지를 무력화시키는 시나리오를 집중 적용할 것”이라며 “북-중 국경지역까지 수복하는 그런 시나리오로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은 다음 달 연합훈련 기간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정찰수단을 증강하는 등 대북 감시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군사위성과 정찰기 등 정보수집 자산과 정보 분석·판단 요원도 증강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제91수도방어군단과 제105탱크사단, 제425기계화보병사단, 제815기계화보병사단의 예하 부대들이 참가한 쌍방기동훈련을 직접 참관·지휘한 모습을 공개했다.
 
통신은 훈련 목적을 “수도인 평양을 적들의 침공으로부터 사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한미 연합훈련 대응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김 제1위원장은 기동훈련과 별도로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제1017군부대, 제447군부대, 제458군부대의 ‘검열비행훈련’도 참관했다. 검열비행은 조종사나 비행기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비행을 뜻한다.
 
김 제1위원장은 훈련을 지켜보면서 “현대전은 가장 극악한 조건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밝혀, 해당 훈련이 최근 F-22 등 미 공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대응 성격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 제1위원장이 20일 두 훈련을 연속 참관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날 각각 참관한 내용을 통신이 함께 보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제1위원장이 군부대 훈련을 참관한 것은 지난달 5일 인민군 대연합 부대들의 포사격 경기 참관 이후 약 한달 보름만이다. 김 제1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고, 본격적인 대남전략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각에서는 통신이 훈련 목적을 ‘평양사수’라고 이례적으로 명시한 것에 주목해, 국제사회에 북한이 수세적인 입장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일종의 여론전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육군은 지난 19일 부산항에서 제2작전사령부와 미8군사령부가 공동으로 참여한 ‘한·미 연합 전시증원’(RSOI)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군 증원 물자들이 전방전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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