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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서 재미 본 중견사들, 재무관리서 '희비'
태영·한신 등 주택사업 호조로 영업익 개선
재무구조 취약한 건설사들, 발목…"리스크 관리 필요" 조언
2016-02-21 11:00:00 2016-02-21 11:00:00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지난해 영업이익(잠정)을 놓고 중견건설사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렸다. 분양시장 호조로 전반적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일부 건설사들은 여전히 재무구조가 불안해 실적 개선에 힘을 받지 못했다는 평이다.
 
태영건설(009410)은 전년에 비해 0.4% 늘어난 매출 1조883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8억원으로 211.2% 급증했다. 순이익은 1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주택부문 수익 개선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태영건설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부동산시장 침체에 주택사업 비중을 대폭 줄이고 강점이 있는 산업환경설비 분야와 관급공사 등에 집중하면서 사업다각화를 모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분양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택사업을 다시 본격 재개키로 결정했으며, 3년 만에 신규 아파트 분양 흥행에 성공하면서 분양시장 복귀를 자축했다.
 
전북 전주 에코시티에서 작년 10월 2개 단지 1141가구를 일반에 공급한 가운데 각각 2만682명, 2만3029명이 몰리면서 36대 1, 41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접수를 1순위에서 일찌감치 마쳤고, 계약 닷새 만에 100% 완판도 달성했다.
 
이와 함께 2012년도 주택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약 20% 수익률을 자랑하는 창원 '메트로시티' 사업이 지난해 준공 단계로 넘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자금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한신공영(004960)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24.5% 늘어난 1조358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0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증대의 발판은 역시 주택사업 이었다.
 
지난해 한신공영은 6개 단지, 5046가구를 일반공급했다. 강원 원주, 경기 부천·김포 등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민간도급사업을 진행, 매출을 증가시켰으며, 나머지 세종시, 경기 시흥 등 2개 사업장은 자체사업으로 꾸리면서 수익률을 도모했다. 특히, 세종과 시흥에서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 조기 완판에 성공하면서 매출기여도가 높은 자체사업으로 실적 개선에 큰 몫을 차지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양사업 호조로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돼 재무적 불확실성이 감소했다"며 "미청구공사액이 크게 감소한 점 역시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KCC건설(021320) 역시 3개 단지, 2022가구를 일반에 공급해 2개 단지가 1순위에 조기 마감되는 등 분양시장에서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도로공사 프로젝트 등 해외사업에서 추가 예정원가가 손실로 반영됐고, 국내 골프장 사업에 따른 채무보증 일부를 직접 상환하는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적자 시현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대규모 손실 발생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는 신용도에 부정적이지만 순차입금 축소 등 재무 부담이 줄었고, 대규모 추가 손실 인식 가능성이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KCC건설은 2015년도에 전년보다 3.0% 줄어든 9696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영업손실 935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부채가 2000억원가량 줄어들면서 부채비율이 180%로 같은 기간 12%p 개선됐다.
 
한라(014790)도 작년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공급한 '시흥배곧 한라비발디 2·3차'가 2~3개월 만에 완판되면서 분양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과도한 차입금이 한라의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았다. 작년 말 기준 한라의 부채비율은 569%로, 전년보다 204%p 늘어났다. 차입금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축소 폭이 줄어들면서 부채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2년 1조2900억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2013년 9930억원 ▲2014년 6980억원 ▲지난해 6130억원으로, 매년 3000억원가량 줄어들었지만, 작년에는 축소 폭이 8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말 정기평가에서 "단기적으로 제주 세인트포CC 매각 등 자구계획 이행여부가 자금수지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재 주요 자구계획 추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라는 2015년도 매출 1조8533억원과 영업이익 30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2.5%, 17.7% 줄어든 수치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실적관리를 위해 매출과 리스크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 호조로 아파트 분양사업에 매진한 건설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았다"면서도 "하지만 비용이나 리스크를 선 관리하지 않은 건설사의 경우 실적 악화를 피해갈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적 개선은 안정적인 매출과 리스크 및 비용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주택 사업 호조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중견건설사들이었지만, 리스크 및 자금 관리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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