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 구조조정 한파, 대형사로 북상 중
작년 하반기 중견사 이어 '칼바람'
"분양호조 불구 업황 침체 지속…허리띠 졸라매야"
입력 : 2016-02-17 15:12:53 수정 : 2016-02-17 15:13:44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연초부터 건설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치면서 업계 분위기가 냉랭하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해외 리스크발 어닝쇼크에다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인한 중동 지역 발주량 급감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예년만 못하다. 때문에 중견건설사 정도에 그쳤던 구조조정 바람이 최근 대형사 쪽으로 퍼지고 있는 분위기다.
 
작년 옛 제일모직과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은 700명가량을 정리하면서 몸집을 줄였다. 중복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부문 역시 적극적으로 인력 감축에 나섰지만, 제일모직 건설 부문 인력 800여명이 유입되면서 실제 인력 감축 효과는 미미했다.
 
때문에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급별 감축인원 목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임(입사 2년차)급부터 부장급까지 모두 본인 연봉에 7000만~1억원의 위로금(교육비 2000만원 포함)이 지급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상시 인력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희망퇴직을 받는 기간이나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위로금 규모는 제일모직 리조트 부문에서 희망퇴직을 받았을 때 제안했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생애설계휴직제도'도 도입했다. 이 제도는 희망퇴직 통보를 받은 직원 가운데 퇴사를 거부하는 직원들이 대상자로, 1년 동안 연봉의 일부를 지급하는 일종의 유급휴직이다. 다만 대부분 직원들이 이 기간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퇴사로 이어지는 수순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간 내 다른 일자리를 구해 퇴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SK건설도 올해부터 인력을 감축해 나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최근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구조조정 시행 방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이미 직원들 사이에서도 회자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대규모 인력을 감축한다는 사실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며 규모나 날짜도 정해진 사실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한라(014790), 한양, 두산건설(011160) 등 중견건설사부터 시작된 인적 구조조정이 최근에는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대형건설사로 옮겨 붙고 있다는 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로 해외시장이 녹록치 않고 국내 주택시장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올해 건설사들의 인력 감축은 계속될 것"이라며 "지난해 주택시장이 좋았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적자 폭이 컸고 업황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34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으며, SK건설은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0을 밑돌았다.
 
이에 앞서 한라는 작년 12월 9본부 3실을 5본부 1센터로 슬림화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33개 부단위 업무수행 조직은 25개 팀 조직으로 대폭 개편됐다. 이 과정에서 인력 감축 작업도 동반됐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총 108명 규모의 인력감축이 완료됐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위로금 등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은 근무평가에서 낮은 성적을 받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감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을 줄이는 것과는 달리, 계약직으로 전환해 다시 채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한양의 경우 재무건전성이 나쁘지 않지만,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직원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
 
두산건설(011160)은 작년 11월 화공기기(CPE) 사업 부문 3개 공장 중 제2공장인 창원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인력 150명가량을 감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한화건설은 작년 가을 부장 5년차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고 200명가량 인원을 감축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고위직급 중에서 보직이 없는 임원과 성과 평가가 낮은 임직원, 현장 프로젝트가 종료돼 계약이 끝난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중견건설사에 머물던 구조조정 한파가 시공능력평가 10위권으로 북상하고 있다. 사진/성재용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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