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삼중고에 지친다…당국규제·영업실적·성과제 등
계좌이동제 3단계, ISA 시행 등으로 교육 강화
개인별 성과제 확대 따른 영업실적 압박 우려
2016-02-21 10:00:00 2016-02-21 16:12:26
#. A은행 영업지점에 다니는 이모(35)씨는 요즘들어 업무강도가 크게 높아져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26일 시행되는 계좌이동제 3단계와 다음달 도입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관련 교육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직원들에게 떨어지는 과도한 고객유치 할당량에도 숨이 턱까지 차오를 지경이다.  더욱이 가계부채 증가세 조절을 한다며 금융당국이 대출심사 강화에 나서면서 대출 실적 올리기도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는 개인별 성과제를 도입한다고 하고 있어 영업실적에 대한 압박에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창구직원들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오는 26일 시행되는 계좌이동제 3단계와 다음달 도입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때문이다.
 
계좌이동제 3단계가 시행되면 창구에서 주거래은행은 변경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www.payinfo.or.kr) 사이트를 통해서만 이뤄졌다.
 
여기에 회비나 월세 납부 같은 '자동송금' 정보도 연계할 수 있게 된다.
 
ISA는 예금과 적금, 펀드 등을 한 계좌에 담아 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신개념 절세 상품이다.
 
문제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없는 예·적금을 주로 판매하던 은행원이 갑자기 복잡한 금융투자상품을 다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불완전판매와 원금손실 가능성에 노출될 여지가 높다.
 
은행 관계자는 "상품구조나 세제혜택 등 ISA에 대한 상품지식은 교육으로 가능하지만 전무한 투자일임 경험과 상품 판매 압박 때문에 막상 고객을 만나 제대로 된 투자상담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은행들이 추진하는 사업에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은행원에게 고객 유치 할당량을 부과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초 출시한 위비뱅크 '위비톡'의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행원 당 100~500명의 할당량을 하달했다.
 
우리은행이 이를 인사고과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행원들 입장에서는 영업압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출시한 하나맴버스의 이용자 확대를 위해 직원들에게 독려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개선을 이유로 이달부터 도입한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출 실적도 할당량을 채우기 힘들어졌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신규 주택구입용으로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만 내는 기간은 최대 1년까지만 허용하고 1년 이후부터는 이자와 원금을 나눠 갚는 비거치식·분할상환 방식이 적용된다.
 
소득증빙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일부는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은행권 관계자는 "여신 심사 강화로 대출을 받기 위해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이달들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은 지난 4일 은행원 초임삭감과 성과연봉제 도입과 저성과자에 대한 인사 조치 등에 합의했다. 현재 5000만원 수준인 은행원 초임을 낮추고 기존 호봉제 대신 성과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들이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실적 악화되자 은행별 과당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업무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중인 개인별 성과주의가 확대되면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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