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나고 정치권이 본격적인 ‘총선 공천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기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더민주 혁신위원회는 현역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면평가를 통해 하위 20%는 공천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혁신안을 마련했다. 이 규정대로라면 당시 127석이었던 더민주 의석수 기준으로 지역구 의원 106명 중 21명과 비례대표 의원 21명 중 4명이 배제 대상이 된다.
하지만 더민주는 혁신안을 마련한 후 당내 탈당이 이어지면서 하위 20%를 적용할 기준이 불투명해졌다. 더민주가 탈당자와 불출마자를 포함해서 하위 20%를 적용할 경우, 지역구 배제자 21명 중 이미 20명이 탈당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추가로 1명만 배제시킬 수 있고, 이탈자가 없는 비례대표는 4명을 배제하면 된다.
반면 더민주가 탈당자와 불출마자를 제외한 상태에서 하위 20%를 적용할 경우, 지역구 배제자 21명 중 탈당자가 7명 포함돼 있다면 나머지 14명은 당 잔류를 선언했더라도 공천에서 배제시킬 수 있다. 즉, 탈당자와 불출마자를 제외한 하위 20% 적용은 현역의원들의 인적쇄신 폭이 30~40% 수준에 달할 수 있다.
최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탈당 여부와 관계없이 하위 20% 공천 배제 원칙을 지키겠다면서 현역의원 군기잡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 2일 전북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많은 분이 나갔기 때문에 숫자가 채워진 것 아니냐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분이 있다”면서 “(하지만) 공천심사 과정에서 기준에 못미치는 사람들은 현역의 경우도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탈당으로 하위 20% 공천 배제안이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당내 의원들은 다시 한번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더민주 뉴파티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당내 소장파 진영에서도 현역의원들의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철희 뉴파티위원장은 지난 5일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이 있을 때마다 각 당이 통상 40~50% 정도는 물갈이를 했다”며 “이번에도 그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하위 20% 공천 배제 기준에 탈당자와 불출마자를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금 기다리면 (하위) 20% 공천 배제 기준을 발표하겠다”며 “공관위원들과 자료들을 자세히 들여다본 후 내부적으로 충분히 교감을 한 다음 (배제 기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관위가 하위 20% 공천 배제 기준을 조만간 발표하더라도 배제 대상으로 뽑힌 현역의원들의 공개는 오는 15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국민의당이 15일 이전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90억원에 가까운 국고보조금을 받게 되고, 2월 임시국회 여야 협상에서도 교섭단체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다. 더민주 입장에서는 공천 배제 의원들을 미리 공개해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들이 국민의당에 입당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이 있다.
더민주는 이날 지역구 공천을 담당할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 8명을 인선했다. 현역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외부 인사로 공관위를 구성했다. 공천에 대한 공정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현역의원들을 배제했다는 것이 홍 위원장의 설명이다.
남성 공관위원으로는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을 비롯해 우태현(51)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과 김헌태(49) 한림국제대학원 겸임교수 겸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이강일(49) 행복가정재단 상임이사 등이 선임됐다. 여성 공관위원에는 박명희(68) 전 한국소비자원 원장과 서혜석(62) 변호사, 최정애(48) 동시통역사, 김가연(36) 사단법인 오픈넷 상근변호사 등이 임명됐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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