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 민족은 제천행사시 정성스럽게 술을 빚어 하늘에 술을 바쳤다. 이는 우리 생활 모습의 단면이기는 하지만 민속주는 우리 고유의 생활특징과 모습, 의식을 담고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기에 민족 문화 유산으로써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술의 역사는 삼한 시대 곡주로부터 시작돼 이후 삼국, 통일신라시대에는 약주를 만드는 등 다양하게 발전해 중국에까지 그 명성을 떨쳤다. 또 일본 고사기에 기록된 것으로 비춰보아 일본에 술 만드는 법을 전하기도 했다.
고려 후기에는 몽고의 침입으로 증류주 문화가 유입되면서 소주가 급속도록 발전하게 됐다. 한국인 만큼이나 술을 즐기는 민족도 드물며 술은 어느 순간 한국인이 기장 사랑하는 기호 식품 중 하나가 됐다.
그럼 현대사회에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술은 무엇일까. 바로 '맥주'와 '소주'다. 통계청의 지난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술값으로 1만4400원을 맥주·소주 등 주류를 구입하는데 지출하고 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8%나 증가한 규모로 다른 소비지출분야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뚜렷하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유통공사가 내놓은 '2015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주류편' 통계를 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은 148.7병, 소주는 62.5병에 이른다. 국민 1인당 1년 동안 맥주는 약 150병, 소주는 약 63병을 마신다는 얘기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유통공사)
눈에 띄는 것은 맥주의 증가세다. 맥주와 소주 소비량은 전체 술 소비량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했는데, 2010년과 비교하면 맥주가 139.8병에서 8.9병이 늘어난 반면 소주는 66.4병에서 3.9병 줄었다.
맥주 선호현상은 출고량에서도 두드러진다. 실제 2013년 기준 국세통계를 보면 전체 주류 출고량은 2009년 323만㎘에서 345.5만㎘로 7.0% 증가한 가운데, 맥주 출고량은 2009년 196.2만㎘에서 2013년 206.2만㎘로 5.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희석식소주(일반소주)는 92.9만㎘에서 90.5만㎘로 2.5% 감소했다.
김진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과장은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다 음주를 지양하고 부담없이 음주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여성을 중심으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넓어지면서 맥주를 중심으로 저도주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주 소비량이 늘어난 데에는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국내에 유통되는 수입 맥주가 증가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맥주 수입량은 2009년 4만1492톤에서 2014년 11만9501톤으로 288%나 급증했다. 수입액 역시 같은 기간 3716만달러에서 1억1169만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FTA 발효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 다양한 맥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되면서 맥주 소비량을 끌어올린 것이다.
김 과장은 "도수가 비교적 낮은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맥주 맛에 따른 소비자 기호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FTA로 맥주 관세율이 감소하자 대형마트 및 편의점 등으로 유통되는 수입 맥주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맥주 등 저도주를 중심으로 음주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친다는 점을 유념하고 건강하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맥주 소비량은 148.7병, 소주는 62.5병으로 저도주 인기에 맥주 소비량이 증가 추세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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