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성과제, 임금피크 대상부터 모색
전 직원 도입은 당장 부담…"국책은행 먼저 지켜보자" 심리도
2015-11-16 16:03:28 2015-11-16 16:03:28
금융당국이 은행권 호봉제를 손보겠다며 성과급제 도입 압박에 나서자 은행들은 반발이 적은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우선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개인평가 부문 도입을 당장 추진할 경우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에 영업점 개편이나 일부 직원 대상으로 임시 적용하면서 관련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성과급제 도입 주문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성과급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다만 개인별 평가 반영이나 성과급 비중 조정은 노조 합의가 있어야 하는 등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금피크제 직원들을 상대로 먼저 적용시키거나 평가 단위를 부서(지점)에서 팀별로 좁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에게는 성과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는 임금피크의 시기를 따로 정하지 않는 대신 성과에 따라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면 부지점장 이상의 관리자급은 역량과 직무경험, 성과에 따라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차등적으로 적용된다. 성과가 우수하면 정년인 60세까지 100%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자기계발 및 영업실적 자가진단 서비스'를 도입, 직원 스스로 본인의 성과를 진단할 수 있도록 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평가를 중단한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개인평가를 도입하는 부분은 당장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5~10개 영업점씩 소그룹화 하는 영업점 개편이 마무리하면 성과제 폭이 지금보다 넓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별 성과제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조직 내 거부감이 크다. 유주선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실제 강남과 강북영업점의 예·적금 실적이 천지차이"라며 "이를 개인평가로 전환하면 일선 영업점에서는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은행원도 "성과제를 갑자기 확대하면 개인 실적만 챙기는 문화로 불완전 판매와 부실 대출 등 고객 피해와 은행 건전성 위험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성과제 도입을 추진중이지만 노조합의가 필요한 사항인데다 국책은행들을 중심으로 성과제 도입 모범사례가 나오는 시기를 기다리는 눈치보기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은 노조합의가 필수인데, 현재 노조는 금융노조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며 "은행별로 먼저 결과물을 내놓기 보다는 국책은행서 사례가 나오면 암묵적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우리·신한·KEB하나 등 주요 은행들은 부지점장 이하 일반직원의 경우 호봉제이다. 여기에 직무수당이나 성과급이 추가되지만 전체 임금에서 성과급의 비중은 10~15% 수준이며 개인별이 아닌 부서별 평가대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팀별이나 개별이 아닌 지점 단위별로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지점을 수신 규모, 입지 등 몇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비슷한 그룹을 만들어 평가한다. KEB하나은행은 지역에 관계없이 매출이 비슷한 5개 지점을 한 등급으로 묶고, 실적 기준으로 등급을 매겨 분류해 성과급을 차등지급한다. 
 
우리은행도 연공에 따른 호봉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직무와 직급별로 전체 임금의 10~15%를 성과급으로 적용하고 있다. 성과급은 해당 점포 또는 조직(그룹별) 평가에 따라 차등 지급되지만 은행원 개인에 대한 평가는 성과급에 적용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에도 임금 중 10%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기업여신담당(RM)이나 개인사업자담당(RRM), PB직군 등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개개인 평가를 성과급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부지점장급(3급) 이상의 경우 개인평가를 통한 성과제를 운영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개인이 아닌 부서나 지점별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가 나오는 구조"라며 "정부에서도 금융 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제 도입을 주문하고 있어 임금 체계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성과주의의 단계적 확산 방안을 연내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앞으로의 금융개혁 과제는 '금융권 성과주의 문화' 확산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종용·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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