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연금저축신탁 신상품 출시를 제한하는 규제를 완화할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와 공적연금 부족 등의 이유로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사적연금 시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8일 "은행이 판매하는 연금상품인 연금저축신탁의 경우 자본시장법 규제 때문에 신상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런 측면을 살펴보고 신상품이 출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보면 신탁의 집합운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어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신상품 출시가 어렵다"며 "자본시장법을 고치거나 시행령에 연금저축은 예외로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적연금 시장은 크게 생명·손해보험사와 은행, 증권사들이 파는 연금저축과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보험으로 나뉜다.
하지만 은행은 연금저축신탁이 2007년 새롭게 제정된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신상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자본시장법상 '신탁은 여러 사람의 돈을 받아 발생한 수익을 여러 사람에게 배분하는 집합운용을 못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연금저축통합공시를 보면 은행이 출시한 연금저축신탁은 KEB하나은행(구 외환은행)이 2007년10월24일에 출시한 상품 '연금저축신탁 안정형2호'가 마지막 연금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규제가 사적연금 시장에서 업권별 형평성에 어긋나고 시장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연금저축 잔액은 6월말 현재 107조원이고 가입자는 545만명으로 2009년(52조원, 424만명)에 비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이 판매하는 연금저축신탁 가입자는 올해 15만명에 불과하다.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연금저축보험 가입자는 81만명에 달한다는 것과 비교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연금상품 출시를 위해 우선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다른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는 업계 의견 등을 파악할 예정이나, 법 개정 등은 확신할 수 없어 신상품 출시 시점을 말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내년쯤 9년만에 은행에서 연금 신상품이 나올 전망이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지난 4월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 빌딩에서 열린 '사적연금 현장 간담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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