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 영업마감 발언, 은행권 '성과제 도입' 불붙였다
당국 "성과제 도입은 금융개혁의 핵심"…노조 "은행원 줄세우기 불과" 반발
2015-11-08 10:42:59 2015-11-08 10:42:59
지난달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지구상에 오후 4시에 문 닫는 은행이 어디있나'라는 질타의 여파가 은행들의 성과제 도입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은행권은 최 부총리의 '4시 은행마감' 발언을 은행 영업방식과 평가시스템 등 금융개혁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 노조들은 성과제보다는 경영에 관여하는 관치금융이 금융산업 낙후의 원인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최 부총리의 발언이 은행권 노사간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대립구도를 만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은행들은 줄줄이 성과제 임금체계에 대한 손질에 나섰다.
 
먼저 국민은행은 '자기계발 및 영업실적 자가진단 서비스'를 내놓았다. 직원 개인별 영업실적과 자기계발 수준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노조의 반발이 거세 현재 중단된 상태지만 다시 보완활 계획이다.
 
신한은행이나 기업은행에서도 성과제도의 기반이 되는 개인평가제도를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은행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여전히 보상체계에서 개인 성과보다는 부서의 성과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 1일 우리는 26년간 유지하던 연공 호봉제를 폐지했다. 3급 이상은 연봉제를 도입하고, 4급 이하 직원들은 밴드형 호봉제를 도입하는 식으로 이원 쳬계화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현 임금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은행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는 그간 금리, 배당, 수수료 결정 등과 관련해 관여를 최소화하고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등을 통해 경쟁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둬 왔다"면서도 "더 중요한 과제는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문화를 어떻게 확산시키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은행의 바람직한 성과주의 확산 방안' 세미나에서도 금융위는 은행권의 성과제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권대영 금융위 정책과장은 "성과주의 정책은 그간 당국이 추진한 금융개혁의 핵심"이라며 "경직돼 있는 은행권의 임금체계를 유연하게 바꾸는 성과제 도입은 시대적인 요구"라고 설명했다.
 
당국이 타업권보다 경직된 은행권의 임금체계를 그 이유로 들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 자료에 따르면 금융업의 임금체계중 호봉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91.8%에 달했다. 이는 전산업 평균인 60.2%보다 31.6%포인트 높은 수치다. 임금수준도 전 산업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 산업 평균을 100으로 봤을 때 지난 2006년 금융업의 임금은 129.7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39.4로 상승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영업방식 및 성과평가 개선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단시간내 전면적으로 성과제를 손 보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은행별 임금단체협상이 시작된 상태에서 이를 (노조에) 설득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국의 금융개혁과 발맞춰 나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당초 예상보다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내부에서도 해당 시스템이 은행원의 실력 향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실적 압박과 조직 와해 등 리스크도 많을 것이라는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노조는 "결국 1등과 꼴등까지 은행원들을 줄세우기하고 궁극적으로는 구조조정에 활용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활용되는 성과제 시스템은 개인과 각 조직(예 점포) 등을 종합 평가이지만 이를 개개인별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꾸면 은행원들간 협업은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금융노조는 당국의 '성과제' 확대에 대해 반대 성명서를 준비하고 해당 제도 도입을 저지할 계획이다.
 
이종용·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당국의 은행권 '성과급제' 확대 드라이브에 은행사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위부터)지난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소월로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성과제' 확산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가운데)KEB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본사. 지난 8월 서울 중구 금융위에서 금융노조 소속 회원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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