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자사주매입 러시…주가오른다는데 사볼까
올해 매입규모 역대 최대…이익전망 나쁜 기업 악용 가능성은 가려내야
2015-11-02 15:41:15 2015-11-02 15:41:15
최근 삼성전자가 11조3000억원어치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해 주주달래기에 나서면서 자사주 매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자사주(자기회사 주식)를 매입할 경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자사주매입 발표 뒤 이틀간 5% 가까이 올랐고 지난 9월 현대모비스는 자사주매입 발표 후 한달간 15%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삼성전자 외에 현대차, SK, 한화생명, 네이버 등 주요 대기업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만큼 관련주에 긍정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기업, 쌓아둔 현금 주주에게 환원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할 계획인 기업의 자사주 취득 예상규모는 9조7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4조9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곳은 삼성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내년 1월까지 4조원가량의 자사주를 1차매입할 예정이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7085억원, 530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 밖에 삼성물산과 삼성증권도 각각 4400억원, 1180억원 사들이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지난 9월 22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으며 SK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도 각각 5000억~8000억원대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했다.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고 나선 것은 저성장과 수익성 둔화에 따른 주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 네이버 등은 대형성장주로 분류된다.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덩치가 너무 커져버린 탓에 구조적 한계와 수익성 둔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 상반기 바이오와 제약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이 60%이상 오르는 동안 대형주들이 제자리 걸음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를 보면 삼성전자는 1.2배, 현대모비스는 0.99배로 1배 안팎이다. 그 만큼 저평가되어 있다는 의미지만 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성장주로 평가되는 셀트리온의 PBR이 6.62배 수준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쌓아둔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해야한다는 투자자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바꿨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번 주주환원정책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가치를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 감면 혜택 고려 
세금 감면은 덤이다. 정부는 투자와 배당, 임금증가분이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 이하일 경우 그 10%에 대해 법인세를 매기는 기업소득환류 세제를 도입했다. 기업 내에 갖고 있으면 세금으로 내야하는 돈인 셈이다. 이때 기업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배당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 뒤 한 달 안에 소각하면 이익을 배당한 것과 같은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 쉽지 않은 데다 자사주 매입은 지배구조를 개편할 때 우회적으로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어차리 세금을 내야한다면 그 돈으로 주주도 달래고 지배구조에도 도움이 되는 자사주 매입을 선택하는 쪽이 훨씬 이득인 셈이다. 
 
자사주매입 글로벌 트렌드 
지금까지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크게 올랐다. KOSPI 200내 자사주 매입기업의 2013년~2015년까지 누적수익률은 84.6%로 KOSPI 200이기록한 -5.5%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주주이익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매입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다.
 
지난달 22일 깜짝실적을 발표한 구글이 자사주 매입계획을 발표한 뒤 지주사인 알파벳의 주가가 6거래일동안 9%넘게 뛰었고 애플은 지난해에만 450억달러어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일본에서도 아베노믹스 이후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좋았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지난해 은행업종을 중심으로 자사주매입과 배당이 크게 늘었는데 닛케이지수가 상승하는 구간에서 평균을 4%이상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옥석가리기는 필수 
물론 자사주매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매입이 긍정적인 이슈인 것은 맞지만 향후 투자에 써야할 돈을 주가 올리는데 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향후 이익전망 흐름이 불투명한 기업이 주가를 올리려고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장기적으로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자사주 매입 기업의 이익전망치가 긍정적인 기업의 누적수익률은 219%를 기록한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의 수익률은 41%에 그쳤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익전망이 둔화되는 기업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기업의 미래 성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사주 취득을 공시해도 기한 내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것이 아닌만큼 공시한 대로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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