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으로 실패하더라도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 나진상가에서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 "실패의 후유증 때문에 부모들은 창업을 말린다. 이는 국가가 정책으로 해결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벤처로 대표되는 혁신형 창업에서 고위험과 고수익은 동전의 양면이다. 혁신형 창업은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성공하면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세계적 혁신기업으로 클 기회가 열려 있다. 하지만 불안한 사회안전망과 꽉 막힌 자본 흐름은 실패라는 그늘을 드리운다.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 윤종석 전문위원은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조차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미국 실리콘밸리를 운운하는 건 뜬구름 잡는 얘기"라며 "실패가 성공을 위한 바탕이 되는 미국과 달리 실패가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한국에서 창업은 생계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혁신형 창업을 살리기 위해 창업자와 투자자 모두를 바라보고 있다. 창업자에겐 실패 부담 없이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투자자에겐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을 만들려는 것이다.
'한국형 팹랩(Fab-Lab·개방형 시제품 제작소)'과 '청년계정'이 대표적이다. 팹랩으로 제작 기반을 만들고, 청년계정을 신설해 창업 자금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문 대표는 지난달 11일 청년 경제정책을 발표하며 "시제품 제작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팹랩에 창업 지원 시설을 더하고, 지역 산업단지와 연계하는 한국형 팹랩으로 창업 용기를 북돋을 수 있다"며 "8000억원 규모의 청년계정을 만들어서 돈을 융자해주는 방식이 아닌, 실제로 지분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창업을 돕겠다"고 말했다.
창업에 걸림돌인 연대보증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연대보증 면제 대상을 넓히고 있으나 까다로운 조건 탓에 가시적 효과는 크지 않다. 새정치연합 민주정책연구원 정상희 부연구위원은 "연대보증 폐지로 인한 편익이 비용보다 크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최상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부작용을 고려해 1차적으로 정부 정책 금융·보증기관의 대출과 민간 은행의 기술금융에서 연대보증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막힌 돈줄을 푸는 것도 정책 과제다. 윤 전문위원은 "기업 생사가 엇갈리는 창업 후 3~7년 사이, 즉 '죽음의 계곡'에서 자금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창업진흥법을 개정해 민간주도형 기술창업 프로그램 예산의 별도 계정을 신설하고, 벤처기업 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세컨더리 마켓(중간회수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는 오는 19일 이러한 정책 방안을 논의하는 청년 창업 토론회를 연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에서 서울 일자리 대장정 '제조형 창업지원·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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