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재벌에 대한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 계열사 수와 자산 모두 이들 5대 기업집단으로의 쏠림이 두드려졌으며, 외환위기를 극복한 2000년대 중반 이후 이 같은 현상이 본격화됐다.
취재팀이 한국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5년 4월 공정위 기준 30대 기업집단의 총 자산은 1510조4850억원, 1개 기업집단의 평균 자산은 50조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987년 공정위가 처음으로 대규모 기업집단을 선정하기 시작할 때 30대 기업집단 자산(56조6330억원)과 비교하면 29년 사이 무려 2566.8% 폭증했다.
같은 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1135.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3대 기업집단의 자산 증가율은 두드러진다.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는 이들 30대 기업집단의 총자산(1410조3670억원)이 명목 GDP(1377조4570억원)를 뛰어넘었다.
문제는 최근 10년간 10대 기업집단 순위가 굳어진 가운데, 이들과 나머지 상위 기업집단(11위~30위권)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한 양극화가 사회적 의제로 자리한 가운데, 재벌 내에서도 양극화가 고착화됐다.
우선 계열사 규모를 비교하면, 2015년 4월 기준 5대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는 68.6개로, 30대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38.7개보다 30개 더 많다. 10대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는 59.8개, 11~20위는 35.0개, 21~30위는 21.4개로 집계됐다.
◇30대 기업집단 규모별 평균 계열사 변동 추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1987년 이후 2015년 4월까지 5대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는 33.4개 늘어, 10대(32.6개), 11~20위(24.1개), 21~30위(10.2개) 기업집단의 평균 계열사 증가수를 압도한다. 5대 기업집단의 계열사 증가수를 보면 삼성은 31개, 현대차는 35개, SK는 무려 66개 증가했다. 롯데 역시 49개 늘었다.
특히 자산의 경우 5대 기업집단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2015년 4월 기준 5대 기업집단의 평균 자산은 179조3880억원으로, 10대(117조3800억원), 11~20위(22조7690억원), 21~30위(10조9000억원) 기업집단의 평균 자산규모를 크게 상회한다. 상위 10개 기업집단의 자산은 하위 10개 기업집단보다 10배 많으며, 6위부터 30위까지 기업집단의 자산을 모두 더해도 5대 기업집단의 자산에 못미쳤다.
1987년 이후 자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5대 기업집단이 100.3%이었으며, 10대(97.3%), 11~20위(69.0%), 21~30위(63.4%)로 집계됐다. 30대 기업집단의 연평균 자산 증가율은 88.5%였다.
◇30대 기업집단 규모별 평균 자산 변동 추이.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재계 내 양극화는 외환위기를 극복한 2000년을 기점으로 심화된 모습이다.
1987년부터 2000년까지 5대 기업집단의 계열사는 평균 0.8개 오르는 데 그쳐 30대 기업집단 전체의 계열사 증가수(1.7개)는 물론 11~20위(2.8개), 21~30위(2.0개)보다 적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2015년 4월까지 5대 기업집단의 계열사는 32.6개 급증, 30대 기업집단의 계열사 증가수(20.6개)와 11~20위(21.3개), 21~30위(8.2개)보다 많았다.
자산도 마찬가지다. 2000년 이후 5대 기업집단의 평균 자산 증가액은 126조4750억원으로 259.8% 증가했으나, 이 기간 21위~30위 기업집단의 평균 자산은 228.9% 늘었다.
이에 대해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정 기업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은 성장이 침체되면서 경제가 역동성을 잃어버렸다는 증거"라며, 특히 "3세들이 경영권 세습 과정에서 사내유보금만 쌓으며 현실에 안주하려고 했던 영향도 크다"고 지적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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