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악재와 공급과잉에 휘청이는 '마카오'
2015-10-27 12:00:00 2015-10-27 12:00:00
지난 20일 카지노의 도시, 마카오를 찾았다. 도심에는 세계 최대의 카지노 호텔 베네시안, 거대한 성채를 본뜬 갤럭시, 영화 <도둑들>의 무대가 된 시티 오브 드림즈를 비롯해 포시즌, 윈 마카오, MGM, 스타월드 등 호텔과 백화점, 카지노를 한 곳에 모은 복합리조트(IR: Intergrated Resort)들이 즐비했다. 밤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불야성이 이어졌고, 횡재를 노리며 판돈을 건 게임들이 멈출 줄 몰랐다.

마카오는 2006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카지노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카지노로 번 돈 중 일부를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줄 만큼 돈이 넘쳤다. 하지만 화려함 뒤에 도사린 위기감도 엿보였다. 지난해부터 카지노 매출액이 급감하며 불안감이 커져서다.
 
마카오 통계국(DSEC)과 마카오 도박감찰국(DICJ)에 따르면,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매출액은 443억달러를 기록, 전년(455억달러)보다 2.6% 줄었다. 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률이었다. 올해 매출도 신통치 않다. 9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222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매출액(348억달러)보다 36.2% 급감했다. 전년 동월 대비 월 매출액은 16개월째 하락세다.
 
◇2010년 이후 월별 마카오 카지노 매출액 추이. 자료/마카오 도박감찰국
 
카지노 수익이 줄자 홍콩 증시에 상장된 관련 업체의 주가도 일제히 내림세다. 1970년부터 카지노 사업을 벌였던 SJM은 2014년 1월 이후 올해 10월까지 주가가 무려 73.69% 폭락했다. 같은 기간 윈 마카오(70.16%), 갤럭시(64.28%), MGM(62,71%), 샌즈 차이나(55.70%)도 주가가 크게 빠졌다.
 
◇2014년 1월 이후 SJM 홀딩스의 주가 흐름도. 자료/www.investing.com
 
이 같은 마카오의 추락은 역설적이게도 마카오의 화려한 성장에 기대 생겨났다.

우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도 높게 진행하는 반부패 정책이 직격탄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보시라이·저우융캉 비리사건 등 중국 권력층의 부패를 척결키로 하고는 마카오를 돈세탁 창구로 지목, 카지노 관광 규제에 나섰다. 자국민의 마카오 카지노 비자발급 규제, 유니온페이 카드 단속 강화 등의 조치도 이어졌다.
 
마카오 주민의 70%가 카지노업에 종사할 만큼 카지노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규제가 이어지고 돈줄이 마르자 복합리조트의 다른 축인 명품 쇼핑업도 타격을 입었다. 마카오 시장은 경색됐고,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 4분기 이후 6분기째 내림세를 맞았다. 올해 상반기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7% 줄어든 111억3599만달러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분기별 마카오 국내총생산(GDP) 추이. 자료/ 마카오 통계국

경기가 둔화되자 그간 경쟁적으로 들어선 복합리조트도 악재가 됐다. 현재 마카오 정부가 카지노 사업을 허락한 사업자는 SJM, 갤럭시, 윈 마카오, MGM, 샌즈 차이나, 멜코 크라운 등으로, 2002년 카지노 사업 독점규제 철폐 후 이들이 세운 리조트만 36곳이다. 서울 송파구보다 작은 땅에(30.3㎢) 수십개의 호텔과 백화점, 카지노가 난립했다. 카지노 업계의 주가 하락 역시 공급과잉에 따른 성장성 부재가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급기야 올해 3월에는 페르난도 추이 사이 안(Fernando Cui Sai an) 마카오 행정수반이 "게이밍 산업 발전 속도가 저하되기 시작했다"며 "정부는 안정적인 성장 방안을 찾으며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지노 사업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다.
 
◇세계 최대의 카지노 호텔인 '베네시안 마카오'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서원석 경희대 복합리조트 게이밍연구센터장은 마카오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반부패 정책은 경제적인 논리보다 중국 특유의 정치·경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고, 마카오가 어떻게 손을 쓸 수도 없다"며 "공급과잉은 마카오 정부도 우려할 수준까지 왔고 이제는 비(非) 카지노 시설에 투자하면서 시장을 다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오=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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