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5자 회동'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3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당신들의 주장은 다 틀렸다는 독선적 태도 하나 받아낸 것이 이번 회담의 성과였다"며 당분간 여야 '3+3 회동'을 열기 어렵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성토를 쏟아낸 새정치연합은 여야 동수로 '교과서 검증위원회'를 구성 하자고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총을 열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정국 파탄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듯했다"며 "정기국회, 예산 국회를 남기고 있는데 협상해봐야 기본적인 시작조차 힘든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경제 민생의 발목을 (야당이) 잡는 것 같은 구도를 계속 부풀려 가면서 이 구도를 유지할 수 있는 듯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 같았다"며 "이대로 당할 수는 없다. 전열을 정비해서 다시 방침을 정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정기국회 법안과 예산안 등의 처리를 놓고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모이기로 한 '3+3 회동'에 대해서도 이 원내대표는 "개최가 어렵다. 다음주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답답한 정국이 풀리기는커녕 오히려 정국 경색의 불씨가 될 것"(주승용 최고위원), "박 대통령과 여당의 철벽 같은 불통을 확인한 자리"(전병헌 최고위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한마디로 왜 불렀는지 모를 물음표만 남는 회동이었다"며 "답이 없는 대통령, F학점의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싶다. 덩칫값 못하는 여당대표, 마치 대통령 정무특보를 자행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은 현행 교과서 내용을 확인하는 검증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여당에 제안했다.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도종환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박 대통령은 어제 회담에서 '우리 역사를 부끄러운 역사로 가르친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교과서를 전혀 안 보고 하는 말"이라며 "사실에 기초해 정책이 결정되도록 여야 동수로 검증위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화 저지를 위한 야권 움직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19일 정치지도자 연석회의를 열었던 새정치연합, 정의당, 무소속 천정배 의원 측은 3가지 합의 사항 가운데 하나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거짓 체험관'을 오는 25일부터 열기로 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장소를 고르는 문제만 남았다. 서대문형무소 등 의미 있는 곳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28일 토론회를 비롯해 공동 행동을 본격적으로 이어가며 2차 연석회의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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