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이직' 청년인턴, 중기만으로 부족했나
고용노동부, 성과 높이려고 강소·중견기업 3만명 배정…"중복 혜택 우려, 재검토해야"
국회 예정처 "저임금 함정 빠져"…직접 일자리 사업도 부정적 평가
2015-10-22 16:59:31 2015-10-22 16:59:31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취업 역량을 키우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
 
정부는 지난달 8일 '2016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며 청년을 첫머리에 내세웠다.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저임금과 잦은 이직으로 이어지는 청년인턴이다. 특히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강소·중견기업으로까지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취업취약계층 일자리사업 평가' 보고서에서 "자발적 이직률이 높은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는 임금 수준이 낮고, 정부 지원금이 기업의 비용 절감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부터 강소·중견기업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은 기업에 대한 과다한 혜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는 청년에게 직무능력을 쌓는 기회를 주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줄이는 사업이다. 사업주에겐 3개월간 월 60만원의 지원금과 함께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인턴 참여자에겐 취업지원금을 준다. 내년도 예산안은 고용보험기금 1940억7800만원, 일반회계 435억100만원으로 짜였다. 1년 전보다 각각 167억7000만원, 259억7300만원씩 늘어난 규모다.
 
그동안 청년인턴제는 높은 중도탈락률과 낮은 정규직 전환으로 비판받았다. 최근 들어 그나마 상황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중도탈락률은 2010년 30.7%에서 지난해 22.2%로 낮아졌고, 정규직 전환율은 2009년 56.7%에서 지난해 69.4%로 올랐다. 하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나서도 고용이 유지되는 비율은 여전히 6개월 지난 시점에서 78%, 1년 후에는 57%에 머문다.
 
고용노동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하며 강소·중견기업으로 청년인턴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소기업 인턴 규모는 올해 3만5000명에서 내년 2만명으로 줄였고, 강소·중견기업에 3만명을 배정했다. 기업지원금 규모도 중소기업 320억6300만원, 강소·중견기업 317억2500만원으로 비슷하다. 예정처는 "영세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사업이 이뤄지면서 정규직 전환율과 고용유지율이 높지 않다는 비판에 대한 후속조치로 보인다"면서도 "중견기업은 굳이 정부가 재정지원을 하지 않아도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소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중견기업은 고용촉진지원금과 세대간 상생고용지원, 청년고용증대세제 등의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청년인턴제까지 지원을 늘리는 것은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청년인턴제와 같은 직접 일자리 사업은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추진실태' 자료를 보면, 직접 일자리 사업은 최근 5년간(2009~2013) 전체 청년 일자리 예산의 49.9%를 차지한다. 고용 서비스나 직업훈련 등에 초점을 맞추는 다른 나라들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예정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직접 일자리 사업이 짧게는 고용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나 길게 보면 부정적으로 나타났다"며 "오히려 청년층이 저임금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예산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또 "사업주 위주로 지원하면 노동조건 개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늘려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도 지난달 발표한 '청년 고용 실태와 대책' 보고서에서 "청년인턴제는 노동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좋지 못한 경험을 남겨 오히려 취업을 기피하고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결과마저 낳고 있다"며 "청년인턴제를 폐지하고, 해당 재원을 중소기업 정규직 채용 촉진기금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 20만+ 창조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청년들이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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