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한미동맹 강력”…미국 “전투기 기술이전 불가”
야당 “전투기 사업 재검토…국정조사해야”
2015-10-16 15:17:03 2015-10-16 15:17:03
미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해 최고의 예우를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를 외치며 한미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명운을 쥔 4개 핵심기술을 한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박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한 것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오전이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 방문이었지만, 펜타곤 의장대의 '공식의장 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었다. 개회선언, 예포 21발 발사 등 임석 상관에 대한 경례, 한미 국가 연주, 대통령 사열, 미국 전통의장대 행진, 폐회선언 순으로 약 16분 동안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의장 행사 후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지난 60년간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수 있었던 토대는 애슈턴 카터 장관, 미군 수뇌부, 주한미군 장병과 가족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접견 후 박 대통령은 카터 장관 회의실 복도에서 한국에서 근무했거나 향후 근무할 예정인 31명의 미군 장병들, 그리고 미국에 유학을 와 있거나 파견 근무를 하고 있는 5명의 한국 장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복도 중간에 서서 “여러분들이야말로 한미동맹의 심장이자 역동적인 동맹 그 자체"라며, 영어로 "We go together"라고 말했다. 그러자 양국 장병들은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외쳤다.
 
형식적인 대접은 이처럼 뜨거웠지만, 박 대통령이 미 국방부 방문을 통해 달성해야 할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던 KF-X 기술 이전에 대한 카터 장관의 태도는 완고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함께 펜타곤에 온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KF-X 사업을 위한 기술 이전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하자 “조건부 KF-X 4개 기술 이전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카터 장관은 전날 주한 미국대사관을 경유해 서울 국방부에 도착한 답신에서도 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미국은 총 세 차례에 걸쳐 이전 불가 입장을 통보했다.
 
한 장관은 카터 장관에게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기술 이전을 공식 거부한 AESA(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와 IRST(적외선탐색 추적장비), EO TGP(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RF 재머(전자파 방해장비) 등 핵심 기술을 이전해 달라고 요청하며 이들 기술이 제3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그러나 카터 장관은 끝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에서는 KF-X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미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정식 통보가 오기 1년 전인 지난해 5월 이미 기술 이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은 점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그보다 2개월 앞선 지난해 3월 국방부 장관으로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주재하며 기술 이전 거부 가능성을 알고도 대책 없이 F-35로 기종 변경을 결정한 점을 들며 “기술 이전이 어려울 가능성을 알고도 무려 18조원이 소요되는 전투기 개발 사업을 졸속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미래안보를 좀먹는 행위를 청와대와 국방부가 저지른 것”이라며 “혈세 18조원이 투입되는 KF-X 사업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하며,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2주 후에는 3년 반 동안이나 중단되었던 한·일·중 정상회의를 서울에서 주최할 예정"이라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그 기회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 계기를 통해 한·일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은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일 3각 군사동맹에 한국이 협력하지 않고 있다는 미국 내 일각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7차 한미 재계회의' 특별연설에서는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게 되면 (한·미) 양국 기업에 보다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현지시간) 미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해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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