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4시 마감' 발언…은행 '난색'·노조 '반발'
은행 "근무시간 연장은 적자점포 양산"
노조 "성과없는 금융개혁 노조 탓 돌려"
2015-10-14 17:00:04 2015-10-14 17:00:04
은행권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영업점 연장근무 발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특화점포들이 연장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하면 적자점포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도 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개혁의 지지부진한 성과를 '노조'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이 참가하는 사용자협의회는 업무시간 연장에 대한 논의를 조만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논의는 앞서 최 부총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 때문이다.
 
당시 최 부총리는 "오후 4시에 문 닫는 은행이 어딨냐"며 "노조 힘이 너무 강해 금융개혁이 역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적자점포 구조조정을 실시해 적자점포 수를 줄여가고 있는 은행업계 입장에서 최 부총리의 발언은 수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적자점포를 줄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영업점의 근로시간 연장은 독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올해 상반기 8개 시중은행 영업점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적자점포는 전체의 5.7%인 354곳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436곳)보다 19%가량 줄어든 수치다.
 
은행들은 이미 일부 점포에서 연장근무에 실패하기도 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3년 7월 ‘선릉중앙지점’의 영업시간을 3시간 연장했다. 하지만 이용객 저조로 올초 연장근무를 취소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일부 특화지점의 영업 종료시간을 당초보다 앞당기거나 일반점포로 전환했다.
 
현재 국내은행이 변형근로시간제 등을 통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포는 120여개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애프터뱅크(After Bank)', 외환송금센터 등 12개의 특화점포를 운영중이다.
 
KEB하나은행도 외국인들이 많은 안산 원곡동출장소와 서울 구로동지점 등 17곳에서 변형근로시간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안산 원곡동 등 74개 특수점포에서, 우리은행은 공항출장소 등 36개 점포에서 연장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이들 점포의 대부분은 외국인 고객이 많거나 관공서 업무, 환전 등 특수고객에 따른 입지적인 특성에 따라 특화된 곳들이다.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 은행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특화점포의 경우 고객상황에 따라 근무를 앞당기거나 연장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를 전체 점포에 적용할 경우 은행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의 강성노조 발언에 금융노조도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3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금융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알맹이가 없다"며 "이제와서 이를 영업시간과 금융노동자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사용자 협의회에서도 근무시간 변경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면서도 "노조와 합의가 된다 하더라도 영업점포의 강제적인 연장근무는 적자폭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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