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들 "남북교류 우리에게 맡겨달라"
박원순·원희룡·최문순 '한목소리'…"교류·협력은 미래를 위한 경제 전략"
2015-10-04 10:05:19 2015-10-04 10:05:19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온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방정부 차원 남북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앙정부를 향해 ‘역할 분담’을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 최문순 강원지사는 2일 열린 10·4선언 8주년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촉구하며 현재 준비하고 있는 각종 교류 방안을 소개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과 평양의 상징성을 강조하며 “서울시는 세계 28개 도시에 시정 경험을 수출하고 있지만 평양시와의 교류만 못하고 있다”며 “서울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시행착오, 도시화 과정 등을 평양시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서울시가 평양시와 교통, 환경, 에너지, 도시계획, 도시재생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은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평화통일은 민족적·역사적 당위성은 물론이고 이를 뛰어 넘는 미래전략이어야 한다. 지방정부가 통일을 만드는 과정에서 앞장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남북관계와 외교의 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면 콘텐츠는 지자체가 채운다”라며 “지금 세계는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는 국가간 외교에서 실용과 실리를 추구하는 도시 외교로 바뀌고 있다.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평화와 번영을 길을 열려면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 시기의 남북교류 성과가 이후 정부에서도 계속됐더라면 지금은 남북의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연결되고 북한에는 포스코 제철소가 하나 섰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 국민소득이 2배는 족히 됐을 것이다. 국가와 민족의 이익으로 봐야 하는 남북관계를 당파적인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정책의 변화와 부침이 계속됐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지사는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했던 일을 언급하며 제주도가 ▲감귤·당근 북한 보내기 사업 ▲제주~북한 크루즈 라인 개설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한 교차관광 사업 ▲한라산·백두산 생태환경보존 공동협력 사업 ▲북한의 제주포럼 초청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특히 “크루즈 사업은 북한 경제에 실익을 주면서 부담이 덜한 부분으로, 교류의 물꼬만 트이면 속도가 붙고 파급효과가 큰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 지사는 “제주도는 지방에서 열리는 각종 남북회담의 단골 개최지가 되었고 북한의 체육 선수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며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세계 평화의 섬’인 제주가 회담 개최지로 부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교류와 협력은 그 자체로 공존을 위한 연습이고 작은 통일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정치적인) 근본 문제에 모든 것을 환원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도 근본적인 적대체제가 그대로 있는 상황에서도 교류·협력을 확대했다”며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고, 그렇게 가다 보면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문순 지사는 올 1월 중국 쓰촨성에서 강원도, 경기도, 인천시, 북한, 중국 등 14개 청소년팀이 참가한 국제축구대회를 공동 개최했고,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8월에도 평양에서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경기도와 공동 개최한 성과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 지사는 “남북관계를 중앙정부가 독점해서는 안 된다”며 “지방정부나 민간단체에 넘겨줄 것은 넘겨줘서 중앙정부 차원의 관계가 나빠져도 기본 밑바탕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는데 대박은 정치 용어가 아니라 경제 용어”라며 “경제 교류를 먼저 하고 정치 문제는 나중에 푸는 ‘선경후정’, 쉬운 것을 먼저 하고 어려운 것을 나중에 하는 ‘선이후난’ 원칙이 남북관계에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원도가 현재 안변 송어양식장 건립과 금강산 공동 영농사업, 북한 산림자원 조성, 북한산 활어 어미명태 반입 등을 남북간 우선 협의과제로 선정에 북측 민화협에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10·4선언 8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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