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 완화 등으로 노동시장을 뒤흔들 노사정 합의가 국회에서 뭇매를 맞았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발전노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노사정 합의라고 쓰고 노동 대참사로 읽어야 마땅하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사퇴를 선언한 뒤에도 보수를 받고, 관용차를 썼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며 국감은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영주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노사정이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완화를 행정지침으로 한다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최종 합의했지만, 행정지침은 지침일 뿐 법률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며 "합의 내용이 대다수 노동자를 고용 불안과 임금 삭감에 처하게 하는 것으로 악용될 수 있다. 국민들이 국회에 바라는 건 고용 불안 해소와 비정규직 차별 개선"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도 "박근혜 정부는 노사정 3자 균형의 정신을 깨고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확대, 임금 삭감을 통해 친재벌 시나리오로 노사정위를 꼭두각시로 만들었다"며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에게 양보를 강제하는 정부 노동개혁의 허구성을 국회에서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했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1년여간 약 120차례의 회의를 거치면서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냈다"며 "상황이 더욱 나빠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노동시장 구조 전반을 새롭게 설계한 미래지향적 합의"라고 말했다.
노사정 합의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일반해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은 "일반해고는 돈 드는 해고를 돈 안 드는 해고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8000여명을 자른 KT가 쓴 위로금 추정치는 1조300억원 정도인데, 경영상 필요나 회사 사정으로 인해 퇴직하는 이들의 상당수를 저성과자로 돌리면 기업은 엄청난 돈을 쌓고 노동자에겐 재앙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저성과자라는 굴레로 손쉽게 해고되는 자리는 기간제와 파견 노동자로 채워지고, 고용을 조금 늘린 기업들은 세무조사를 면제받거나 상생협력지원금이란 선물을 받을 것"이라며 "기업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에도 없는 저성과자 해고, 노동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행정지침으로 하며 헌법을 파괴하는 합의를 대타협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환 위원장의 공백 기간 활동도 논란이 됐다. 새정치연합 장하나 의원은 "김 위원장은 노사정 협상 결렬을 책임지며 4월9일 사퇴하고 지난달 7일 복귀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자리를 비운 4개월간 청년층 초임 연봉과 비슷한 2360만원을 받고 관용차를 끌고 다녔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도 "김 위원장은 사퇴 이후에도 한 끼 식사에 40~50만원을 쓰는 등 카드를 24차례나 사용하며 업무추진비 639만원을 지출했다. 사퇴는 쇼였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사소한 문제"라며 "돈을 달라고 한 적이 없다. 노사정위 사무국에서 규정상 지급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입금했고, 관용차는 업무와 관련된 일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노동개혁 정국의 전초전 성격을 띤 이날 환노위 국감은 노동 전문가가 다수 포진한 야당 의원들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노동개혁 5대 법안'을 공동 발의할 새누리당이 위기감을 느끼는 대목이다.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환노위는 국무총리에서 낙마하며 의정 활동이 뜸한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을 감안하면 현재 '여소야대'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이인제 최고위원을 국감 이후 환노위에 배치하고 추가로 1명을 더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김대환 위원장(왼쪽)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노사정 합의라고 쓰고 노동 대참사로 읽어야 마땅하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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