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 대기업으로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중소기업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재벌 중심의 경제정책 탓에 한국 경제의 엔진이 멈추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벌 개혁'에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재벌 일변도의 성장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대안 찾기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에서 "지난해 대기업(자산 5조원이상)의 자산 총액은 2258조4000억원으로 2007년 1161억50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며 "매출 총액도 지난해 1539조원으로 참여정부 시절 860조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임기 반환점을 맞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편중 현상이 날로 심해지면서 중소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15 중소기업 위상 지표'를 보면, 지난해 중소 제조업 가동률은 71.7%로 3년 내내 71%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정상가동 업체 비율도 41.1%로 1년 전(43.9%)보다 후퇴했다.
'재벌 개혁'을 강조하는 새정치연합은 '중소기업 육성'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재벌만 혜택을 보며 성장하는 기형적 경제 정책을 중소기업 육성으로 바꿔야 한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을 늘리고, 중소기업과 재벌 대기업이 조화롭게 발전하는 민생 중심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재벌에만 기대면서 한국 경제의 엔진이 멈추고 있다고 쓴소리를 가했다. 그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법인세 감세 효과의 75%가 재벌 대기업에 돌아갔을 정도로 재벌들은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 경제를 집어삼키고 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지난 8년간 재벌 중심의 경제정책을 고집하면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재정위기를 겪는 스페인(1.0%), 포르투갈(0.4%)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중소기업 육성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며 독일을 예로 들었다. 잠재력을 지닌 중소기업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키워낸 독일 모델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독일은 중소기업 혁신프로그램을 통해 연방 R&D 예산의 20%를 중소기업에 배정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조화를 이루는 라인모델로 유럽의 강자로 거듭났다"며 "독일과 비교하면 우리 현실은 참담하다. 강소기업의 수는 턱없이 적고, 영업이익률도 절반 이하"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철 지난 재벌 중심 경제에서 중소기업을 챔피언으로 만드는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도 중소기업 육성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소기업에 힘을 실으려는 법안들도 속속 발의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전순옥 의원은 최근 중소기업 재창업에 필요한 자금과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창업 지원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내수 경기침체로 회복도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창업 규모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1년도 채우지 못하는 비율이 40%에 이르고, 폐업 후 재창업을 해도 5개 중 1개가 문을 닫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완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도 중소기업에서 10년 넘게 일한 노동자에게 5~10%의 세액을 감면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총 139만명이 7만6000원~36만2000원에 이르는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중소기업은 고용의 88%를 담당하면서도 대기업보다 열악한 근무조건 등으로 인해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직이 잦다"며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서 장기 재직을 돕고, 중소기업의 꾸준한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현안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재벌만 혜택을 보는 기형적 경제정책을 중소기업 육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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