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하반기 경제, 대외 리스크 크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유가하락·중국 경기둔화' 우려
2015-08-13 14:40:06 2015-08-13 14:40:06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과 같은 1.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제는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 메르스 사태의 소멸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기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신흥시장국의 성장세가 약화되는 등 대외리스크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정상화 기대와 중국 위안화 절하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 및 원·엔환율이 크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의 증가세,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및 일부 신흥시장국의 금융불안 등 해외 위험요인,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7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룰은 전기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월과 같은 0.7%를 기록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전월과 같은 2.0%를 이어갔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위안화 절하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했다. 원화 가치는 지난 이틀간 크게 하락했다 오늘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시점이 12월로 변경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나.
 
▲미 연방준비제도는 연초부터 연내 금리인상을 여러차례 시사했다. 특히 최근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보면 연내 인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연준은 금리인상 시작의 전제조건으로 노동시장 개선과 중기인플레이션 목표치 수렴이라는 두가지를 제시했다. 노동시장은 상당히 개선됐으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은 아직 분명치 않다. 그래서 9월 인상설과 12월 인상설이 갈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12월 인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으나 한국은행은 9월이든 12월이든 양 상황을 다 상정해 준비하고 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3.3%로 예상했는데 추가경정예산안 효과를 고려하면 사실상 2%대다. 2%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경제성장을 전망할 때에는 여러 대내외 여건과 정부정책 효과를 모두 감안해 전망하게 된다. 이미 올해 추경이 편성돼 계획대로 집행단계에 있기 때문에 추경 효과는 앞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다. 추경 효과를 제외하고 보는 것은 타당치 않아 3%대로 전망한 것이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성숙도가 높아질수록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지금의 여건에서 봤을 때 적어도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잠재성장률을 여전히 3%대로 예상하고 있다. 2%대 성장세가 자리잡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경제 체질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하반기 국내 경제에서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무엇인가.
 
▲하반기 우리 경제에는 대내·대외리스크가 모두 다 있으나 현재로서는대외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 3가지로 정리하자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유가하락 등에 따른 원자재 수출국과 여러 경제여건 부실 취약신흥국의 금융 경기불안 우려 ▲중국의 경기 불확실성 등이다. 이것들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라 생각한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견해는 어떻게 되는가. 이 상황에서 한국은 수출경쟁력 강화와 자본유출 우려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둬야 할까. 또 이머징 통화 흐름과 원화가 같이가고 있는데 반응 속도는 괜찮다고 보는가.
 
▲중국의 조치는 인민은행이 밝힌대로 시장환율과 기준환율 사이의 괴리가 커지는 것을 시정해 환율이 시장친화적으로 결정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말하면 기존에는 기준환율이 시장환율을 유도했다면 새 방식에서는 시장환율이 기준환율에 영향을 주게 된다. 경제적 영향력이 큰 중국이 환율산정방식을 바꾸다보니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통화가치가큰 폭으로 조정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여러 영향이 미칠수 있다. 수출경쟁력이나 자본유출 측면에서 영향이 나타나겠지만 상당히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돼 있어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앞으로 위안화 환율이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수출, 자본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보며 판단하겠다. 환율이 움직이는 속도는 시장에서의 외환 수급과 그 나라의 기초경제 여건을 반영해 결정되게 된다. 환율 변동 폭이라든가 변동 속도가 쏠림현상으로 인해 과도할 경우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유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통화정책 변화가 한국경제에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리스크를 2~3개 꼽는다면 무엇인가. 또 대비책은 무엇인가.
 
▲미국의 금리인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가격에 이미 많이 반영돼 있다. 미국이 금리를 정상화 하면 국채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원자재가격 하락 압력이 예상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국제 자금 흐름이다. 금리가 오르고 달러 강세가 되면 신흥국 자금이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당연히 국내에 들어와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가장 우려된다. 그렇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기초경제여건과 외환건전성 등이 상당히 양호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경기의 불안까지 겹쳐서 일부 취약 신흥국에서 금융불안이 현실화돼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세히 밝힐수는 없으나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발생가능한 상황을 몇가지로 상정해놓고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시나리오별로 국내 경제의 파급 경로를 분석해 그에 맞는 대비책을 세워 계속 점검중이다.
 
-7월 채권시장에서 자금유출이 있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판단하나. 환율과 금리에 따른 자본유출이라고 볼 수 있는가.
 
▲7월 주식자금과 채권투자자금이 상당폭 줄어들었다. 미 금리인상 기대에 따라서 달러 강세, 원화 약세에 대한 기대 등을 반영한 결과로 보여진다. 채권자금 중 일부는 경기여건이 안좋은 일부 신흥국으로 자금이 나간 측면이 있다. 채권자금이 나간 것을 자본유출의 신호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다. 일부 특이사항이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하면 된다.
 
-한국은행의 설립목표에 고용안정을 포함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에 대한 총재의 의견은 어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을 반영한거라고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목표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더해 고용안정을 추가하면 목표간의 상충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정책수단이 제한돼 있다는 점에 한계도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세밀한 검토와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8월 금리를 인하하고 1년이 지났다. 금리인하가 경기진작에 효과가 있었다고 보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대비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금리인하가 왜 뒷받침 하지 못한다고 보나.
 
▲작년 8월부터 올 6월까지 4차례에 걸쳐서 금리를 1%포인트 내렸다. 금리인하의 경기부양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일차적으로 시장금리, 은행 대출금리가 크게 내려 그에 따라 신용공급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러한 완화적 금융상황이 소비와 투자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메르스 등 예상치 못한 충격이 발생하면서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한 측면이 있다. 다만 4차례 금리인하는 실물경기 회복에 플러스 효과를 줬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범정부 차원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가계부채의 증가세를 낮춰 향후 금리안하를 위한 포석을 만드는게 아니냐는 지적 있었다.
 
▲지난 3월부터 가계부채관리협의체를 구성해 4개월과 관계기관과 논의해 마련한 대책을 지난달 발표했다. 지난해 금리인하와 주택시장 완화조치로 가계부채가 소득증가율을 웃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 규모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중장기적 안정적 성장에 부담을 줄 정도다.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공감대 하에 관계기관이 모여 협의한 것이다. 금리인하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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