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희비'…한숨돌린 'SK' 침통한 '한화'
최태원 회장 2년7개월 만에 '경영복귀'…김승연 회장은 불발
2015-08-13 13:53:49 2015-08-13 13:53:49
13일 정부의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명단이 발표되면서 SK그룹과 한화그룹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SK그룹은 이날 사면 명단에 최태원 회장이 포함되자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사면 발표 전까지 '복권 없는 사면'에 무게가 실리면서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복권 없는 사면으로 제약될 경우 경영 복귀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면·복권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최 회장은 각 계열사 등기이사와 대표이사직에 복귀, 경영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3년 1월31일 법정 구속된 뒤 2년 7개월 만이다. 다만 장기간 수감생활을 한 데다, 여론의 눈치도 살펴야 하는 만큼 당장의 경영 복귀는 없을 전망이다.
 
계열사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13년 1월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 회장은 출소 후 휴식을 취하며 건강을 추스릴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을 두고 경영 일선에 복귀, 자신의 부재로 주춤했던 해외사업과 인수합병(M&A) 등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경영공백 기간 동안 SK하이닉스를 제외한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들이 실적 정체 또는 부진을 겪었다.
 
특히 SK그룹 계열사들은 STX에너지 인수 포기를 비롯해 ADT캡스, 호주 유류업체 유나이티드페트롤리엄(UP) 인수전 등 대규모 투자나 신규사업 M&A에서 연거푸 좌절을 맛봐야 했다. 올 상반기에는 KT렌탈 인수전과 함께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도 탈락하면서 그룹 안팎의 위기감은 더 커졌다. 최 회장의 부재를 대신할 '따로 또 같이 3.0체제'가 안정에만 방점을 찍으면서 역할론에 대한 회의적 기류로 나돌았다.  
 
총수 장기공백으로 어수선했던 그룹 분위기는 이번 사면으로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특히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창조경제 등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도 적극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총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해외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사면복권을 계기로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 경제살리기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면으로 김승연 회장의 실질적인 경영 복귀를 기대했던 한화그룹은 침통한 분위기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고 풀려난 뒤, 지난해 말부터 삼성그룹과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사실상 경영을 총괄해 왔다.
 
하지만 법적 제약으로 그룹 회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총포·도검·화약류 등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집행유예의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1년이 지나지 않으면 관련 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자숙의 기간이 부족하다는 여론의 질책 등도 부담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해 김 회장은 대내외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문제는 앞으로다. 현 상황에서는 김 회장의 경영활동 반경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해외 사업의 경우 총수의 인적 네트워크와 활동이 중요한데, 집행유예 상황에서는 대내외 활동에 적극 나설 수 없다는 게 한화그룹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집행유예 기간 중 경영 참여는 법적 문제의 소지도 안고 있다. 상법 401조 2항은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회장·사장·부사장·전무·상무·이사 등 기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해 회사 업무를 집행한 자의 행위는 이사의 행위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사법부가 업무집행 지시자의 책임을 묻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논란의 소지를 짊어져야 하는 점은 김 회장과 한화그룹으로서는 분명 부담 요인이다. 아울러 김 회장이 그룹의 굵직한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반해,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점은 이번 사면의 가장 큰 딜레마다.
 
한화그룹은 공식입장을 통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고위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만 아쉽게 됐다"며 "결과야 어쨌든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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