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소득 수준 향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의료, 보험 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을 보험대국에서 보험강국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최근 중국인들은 급진적인 도시화로 보험 가입 필요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고, 이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꾸준히 중국 보험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외자 유치가 제한돼 외국계 보험업으로 보험사들의 경쟁이 아직 치열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오랜 역사를 지닌 보험사일수록 안정적인 가입자를 갖추고 있다. 중국평안보험그룹의 경우 꾸준한 수익과 함께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IT 산업을 영위한 신금융사업에 발을 넓히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중국평안보험그룹을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 최대 복합금융그룹의 철학
중국평안보험그룹은 중국 최대의 종합 금융사로 특히 생명보험과 재산 보험 등 보험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신탁과 증권, 은행, 자산 운용 등 종합 금융 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 약 8000만명의 중국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20만명에 육박하는 대형 종합금융그룹이다.
중국 평안의 자산 규모는 3조9000억위안에 해당하며 총 자본 규모는 2818억위안이다. 중국평안은 1988년 심천에서 사업을 시작해 보험업을 바탕으로 은행과 증권, 투자업까지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현재 전체 사업 부문은 평안은행이 56.4%로 가장 비중이 높고 평안생명보험과 평안손해보험이 각각 34.9%, 4.8%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평안호차, 평안호방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기존 금융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의 성공 배경은 평안보험그룹의 마밍저 회장의 사업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1994년 중국평안의 회장이 된 그는 글로벌 금융 트렌드에 발맞춰 ‘복합금융그룹화’ 전략을 주장해왔다. 당시 중국 금융 시장은 무질서하고 통제력이 약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1993년에는 정부의 ‘금융 체제 개혁 결정’으로 분업 경영 원칙이 강조되면서 중국평안은 복합 금융화에 실패했다. 금융업 재편 속에서도 마밍저 회장은 꿋꿋이 금융 라이선스 확보에 주력했고 1996년에는 공상은행주강삼각주금융신탁회사를 인수해 평안신탁으로 개명하는 동시에 평안증권을 설립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와 복합금융업을 본격 추진해 2003년 은행 사업에 진출하면서 지금의 복합 금융 그룹의 면모를 갖췄다.
◇핀테크 혁명에 혁신으로 맞서다
마밍저 회장의 목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선구적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 그는 중국평안의 경쟁상대가 같은 금융기관이 아닌 ICT기업이라고 판단해 IT 기술과 접목한 신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IT 기술과 금융을 접목한 핀테크 혁명을 선두했다. 2013년11월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평안보험과 함께 온라인 전용 보험 ‘중안보험’을 설립했다. 지분 구조는 알리바바가 19.9%, 텐센트와 평안보험은 각각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자체 유통망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소매상들을 유치하고 평안보험은 보험 설계와 관련된 업무를 맡고 있다.
설립 당시 업계의 평가는 냉정했다. 인터넷 사업이 뿌리도 채 내리지 못한 중국 시장에 온라인 보험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중안보험의 가입자수는 2억명을 돌파했으며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다. 중안보험의 기업가치는 현재 약 640억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마밍저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부합하는 사업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거대한 대륙 중국에서 금융 거래를 하는 데 있어 불편함은 늘 중국평안의 과제였다. 보험설계사와 고객, 대리인 등 이들이 하나의 업무를 완성하는 데 있어서는 최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
마밍저 회장은 지난 2010년 7월 ‘MIT’라는 모델을 출시해 거래와 결제의 수직화를 실천했다. MIT는 하드웨어기기와 결제 문서 등 소프트웨어를 통해 전체 보험 가입 과정을 전자화 방식으로 원스톱 서비스를 실현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이다. 간소화된 절차를 통해 MIT 출시 이후 약 1300만명의 고객들이 가입해 보험 수입을 견인했다.
◇보험 시장 확장으로 실적 모멘텀 지속
중국 보험 시장의 성장성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보험 수익 기준으로 미국과 일본, 영국 다음으로 중국 보험 시장은 전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향후 3년 간 중국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시장은 각각 13%, 15%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성과 대조적으로 국가 GDP 대비 보험 수익 비율(보험 침투율)로 보면 중국은 3%로 세계 49위다. 보험 시장 성장성과 국가 규모 대비 보험 수익에서 괴리를 보이고 있어 향후 보험 수익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보험감독관리위원회(CIRC)는 2020년 중국 보험료 수익이 4조5500억위안으로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보험 대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 침투율은 5%, GDP 보험 수익(보험밀도) 역시 3500억위안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역시 고령화에 대비해 보험 가입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적도 양호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329억62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25.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47억16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34.9%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같은 기간 40% 급성장해 401억1330만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내 보장성 보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높아짐에 따라 지속적인 보험료의 성장이 수익성 호조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매출액은 5164억7380만달러, 영업이익은 721억831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순이익은 453억1420만달러로 전년 보다 13%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3.5배로 업계 평균(15.55배)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령화의 대안으로 중국인들의 보험 가입률이 늘어나면서 꾸준한 수익성과 트렌드를 선두하는 신사업의 성장성은 향후 주가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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