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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해외계열사 통한 편법 순환출자 금지 ‘롯데법’ 발의
그룹 총수 일가 ‘해외계열사 주식’ 현황 등 공정위 신고해야
2015-08-09 14:31:05 2015-08-09 14:31:05
롯데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 해외계열사를 통해 신규 순환출자를 못하도록 하는 일명 ‘롯데법’이 발의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국내법인으로 한정되던 신규상호출자 규제범위가 외국법인까지 확대되고, 정부가 그룹총수일가의 외국법인 계열사에 대한 주식 취득 또는 소유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실제 지난 4월 기준으로 롯데 그룹의 국내 상호출자 고리는 모두 416개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일본 법인들과의 순환출자는 제외된 수치로, 일본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등에 지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 롯데의 실제 지배구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롯데 사태가 터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 롯데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얼마나 충실한 자료를 제출할지는 의문이다.
 
이에 개정안은 공정거래법 제9조를 개정해 순환출자 금지 대상 계열사에 ‘외국법인인 계열회사도 포함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제13조 제5항을 신설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외국법인인 계열사의 주식 소유와 취득 현황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도록 했다. 즉 롯데의 경우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그 특별관계인(일가족 등)이 가진 해외계열사의 주식 현황, 그 해외계열사가 보유한 국내계열사 주식 현황 등이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신학용 의원은 “현행법상 상호출자 금지 규제는 국내기업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해당 회사가 외국법인인 계열사를 통해 상호출자를 할 경우에는 공정위가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고, 이를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는 문제가 있다”며 “실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외국법인을 만들어 악용하는 사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입법 취지를 밝혔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롯데그룹 경영권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분쟁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7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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