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고교 진학시 배울 ‘통합과학’ 과목이 심각한 학습부담과 함께 사교육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교육걱정이 지난 4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5 통합과학 시안’을 분석해 최근 발표한 결과, 문·이과 통합과목임에도 불구하고 물질의 기원 등 자연계 학생들도 어려워하는 내용이 무려 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은 “현재 시안 그대로 교육과정이 확정된다면, 계열과 관계없이 과학적 탐구능력을 길러주고자 만들어진 통합과학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좌절감만 심어주는 과목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직 교사들도 통합과학 시안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직 교사들이 고1 공통과목 내용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항목은 물질의 기원, 탈출속도, 지질시대와 생물의 변천, 핵 발전 및 태양광 발전이다.
교사들에 따르면 먼저, 물질의 기원의 경우 전공자에게도 어려운 내용이다. 학계에서도 이견이 있다. 탈출속도는 물리Ⅱ의 만유인력에 의한 역학적 에너지 개념과 적분 개념을 모두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고교 3학년 과정에서나 나올 내용이다. 지질시대와 생물의 변천도 중학교 과정과 연계성도 적고 고1 학생으로서는 소화하기가 힘들다. 핵발전 및 태양광 발전도 난이도 높은 내용이 복합적으로 섞여있다. 인문계와 예·체능계 학생까지 공통으로 배우기에는 적절치 않다.
교사들은 또 아무리 교과서가 쉽게 구성되더라도 예전에도 어려웠던 내용이 포함된다면 가르칠 때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고교 생명과학 교사인 김모씨는 “통합과학과 생명과학 Ⅰ,Ⅱ에서중복으로 다루는 주제들이 많이 있는데 처음에는 통합과학에서 간략하게 다루고 심화과목에서 현재 교육과정 수준으로 다룰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입시와 관련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최악의 경우여기저기 겹치는 주제들은 통합과학을 가르치면서 생명과학 Ⅰ,Ⅱ에서 다루는 내용도 가르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 지구과학 교사 장모씨는 “교사가 가르치는 것이 교과서가 전부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는 자습서, EBS 교재, 수능 기출을 바탕으로 해당 내용을 얼마만큼 가르칠지 고민한다. 그래서 어려운 내용요소가 있다고 해도 난이도를 조절하면 된다는 논리는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 그래서 고난이도 내용요소를 상위 학년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합사회도 문제가 적지 않다. 현직 교사들에 따르면 교육부 통합사회 시안 내용은 일단 중학교 과정과 연계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문·이과 모든 학생이 배운다는 것을 전제로 사회교과를 재구조화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학교 급, 학년별로 흩어져 있는 상황이다.
현 고1 학생들은 통합 성격을 갖춘 사회 과목을 배우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논의중인 2015 교육과정 시안에서 통합사회는 8단위 총 77개 내용요소를 담고 있어 현 사회 과목에 비해 5.5배나 많아 학습 부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안에는 윤리, 역사, 지리, 일반사회 등4개 교과만 들어가 있다고 하지만 그 중 일반 사회 과목은 경제를 포함한 정치, 법, 사회문화등 다양한 교과 내용을 포함돼 있다. 실제로는 4개가 아닌 7개의 사회교과 내용인 것이다.
서울지역의 모 고교 사회교사 김모씨는 “통합사회의 핵심개념이 통합적인 주제인지 의문”이라며 “이런 내용으로 통합교과가 이뤄진다면 300페이지가 넘는 교과서가 등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로 경기여고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 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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