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 2.8%로 하향"
2분기 경제성장률 0.4%…메르스·가뭄 영향
2015-07-09 14:03:02 2015-07-09 14:03:02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기준금리는 전달과 같은 1.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 메르스 사태의 충격 진정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와 가뭄의 영향으로 2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1.0%)보다 크게 낮은 0.4%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동결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됐지만 이미 지난 6월 이를 예상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며 "그간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확장적 거시경제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으며 그리스 사태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잠재경제성장률은 3% 중반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내리면서 갭이 벌어졌다. 이를 메우기 위해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나.
 
▲잠재성장률은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나태는 것으로 단기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 개념은 아니다. 연관짓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잠재성장률과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노동시장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제 체질 강화가 보다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된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낮아졌다고 했는데 추정치는 얼마인가.
 
▲4월달에는 2분기 성장률을 1.0%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았던 메르스 충격과 가뭄 피해가 겹치면서 성장률이 대폭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추정하기로는 2분기 경제성장률로 0.4%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메르스 충격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는가. 위축된 소비가 메르스 사태 발생 전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나.
 
▲3분기에 경제가 어느정도 회복할 것인가는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얼마나 빨리 되살아나는가에 달려있다. 메르스가 본격화된 지난 6월 상황을 보면 소비위축이 상당히 컸다. 4주차로 넘어가고 7월로 넘어오면서부터 소비위축이 완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곧 진정된다면 국내 소비는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 해외 관광객이 평소 수준으로 다시 회복하느냐가 큰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고령화와 수출구조 변화로 우리 경제가 2%대 성장기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3%대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경편성과 금리인하 등 확장적 정책을 펼치며 가계 및 국가 부채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도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0.4% 내외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하지만 메르스 사태 같은 일시적인 충격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생각한다. 2%대 성장으로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기우라고 본다. 올해 얘기치 못한 충격으로 2.8% 성장이 예상되나 내년에는 다시 3%대 성장을 예상한다. 작년 하반기 이후로 금리를 4차례 내리고 정부가 추경을 편성했으나 성장률을 특정 수준으로 정해놓고 그를 달성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대외 여건의 변화나 일시적인 충격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과하게 위축되면 저성장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기대응정책 차원에서 스탠스를 취했다고 말씀드리겠다.
 
-2.8%라는 경제성장률 전망망에 추경 효과는 어느정도 반영했나.
 
▲추경 효과는 반영했다. 정부는 추경 편성안이 계획대로 확정돼 적기에 집행된다면 0.3%포인트 정도의 성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한은도 정부의 기대치를 반영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진 것과 관련해 수출의 영향은 어느정도인가.
 
▲2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0.4% 내외로 말했는데 수출이 생각보다 더 부진했던 것도 분명 영향을 끼쳤다. 다만 메르스와 가뭄이 보다 큰 영향을 끼쳤다.
 
-경제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를 담은건가. 아니면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있다고 보는건가.
 
▲성장의 상·하방 리스크는 중립적으로 보고 있다.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있을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한 것은 대외 여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당초 전망한 경로를 위든 아래든 벗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메르스 사태도 어느정도 시차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 외로 빨리 진정될 수 있다. 그리스 사태와 중국 경제의 향방,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점, 메르스 사태의 조기 진정 여부 등 변수가 워낙 많아 그에 따른 불확실성을 말한 것으로 하방리스크가 크다는 뜻은 아니다.
 
-물가가 아직 0%대이긴 하지만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0.5%에서 0.7%로 높아졌다. 물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나.
 
▲앞으로 유가하락의 기저효과가 줄어들고 가뭄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름세인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오름세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 하반기 물가는 1%대로 예상 중이다. 구체적으로 4분기 쯤에는 1%대 물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나 한은은 그리스 리스크가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하는데 총재의 판단은 어떤가. 어떤 상황까지 가야 우리나라가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가.
 
▲그리스 사태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 국가의 경제 체질을 튼튼히 하는 것,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 또 이를 위해서는 힘들더라도 구조개혁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스 사태에는 수많은 국가가 관련돼 있고 정치적인 계산이 작용하는 측면도 있어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어느 기관도 자신있게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의 관련성을 짚어 보면 여신·증권투자 등 금융, 대외교역이라는 양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져, 수출입 규모가 작아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그렇지만 사태가 악화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면 국제금융시장의 가격변수나 자본흐름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우리나라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스 사태의 추이는 시시각각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되는 경우 한은 뿐만 아니라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가며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최근 중극 증시가 폭락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증시 폭락이 경제전망에 반영됐나.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이다. 중국 증시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증시를 포함한 중국 경제의 전망, 향방을 어느정도 감안해 우리 경제 전망에 반영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올랐는데 우려할만한 수준이라고 보는가.
 
▲환율은 그리스 사태 등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글로벌 현상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그리스 사태와 중국 경제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연준의 금리 정상화 시점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움짐임이 달라질 수도 있다.
 
-금리정책을 제외하고 한은은 어떤 방법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는가. 가계부채 확대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
 
▲가계부채는 규모도 규모지만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유의하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부작용, 초래하게 될 위험을 면밀히 분석해 정부, 국회 등 대외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가계부채 문제는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고 중앙은행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정부 각 부처와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한 사안으로 올해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관리협의체를 구성, 많은 논의와 토론을 했다. 각 부처의 입장을 고려한 가계부채 대책은 이달 중 최종 마무리되서 발표될 예정이다. 한은은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기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유동화증권(MBS) 발행에 필요한 자본금 증액에 20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중국 증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판단하나.
 
▲중국 증시가 한달새 30% 이상 폭락하고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볼 때 버블 논란이 있는 중국 증시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국경제와 중국경제의 상호연관성이 매우 높아 중국 증시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긴 하지만 국내 증시 특성상 중국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중국 증시의 폭락이 가져올 파급효과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중국의 증시 급락이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내수 부진은 수출 수요와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그에 따른 영향을 유의해 중국 경제를 보고 있다.
 
-경제주체의 심리가 위축됐다는 표현은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열어둔 것인가. 금리 하한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으며 금리 변동폭을 변경하자는 논의를 할 의향은 있는가.
 
▲심리 위축이라는 표현은 금리 인하와는 관계 없이 팩트(사실)를 나타내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 메르스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가 조사 시점이었는데 그 때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세월호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이 떨어졌다는 팩트를 적시한 것이다. 금리하한은 이론적 전제와 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수준이 나올 수 있어 답하지 않도록 하겠다. 금리인하폭 조정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한두차례 얘기가 나온 바는 있으나 이번에는 현재 금리수준에서 조정폭을 달리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
 
-정부와 한은 모두 추경 효과를 0.3%포인트로 비슷하게 봤지만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대 성장을 기대했다. 추경 효과를 같게 보나 성장률 전망치가 다른 것은 어떤 요소 때문인가.
 
▲정부와 한은의 근본적인 경기 인식에는 크게 차이가 있지는 않다. 숫자상 차이가 있는 것은 2분기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한은도 2분기 성장률 추정치가 0.4% 내외로까지 낮아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가뭄의 피해가 의외로 컸고 메르스의 영향도 생각보다 상당히 컸다. 정부는 2분기 성장률이 이렇게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한 듯 하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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