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해외 자원개발업체를 인수해 국고에 55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는 강영원(64)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3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10시30분으로 예정된 구속 전 심문에 10분 정도 일찍 나온 강 전 사장은 "부실인수가 아닌 경영상 판단이었다는 입장은 여전한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최경환(60) 경제부총리에게 보고는 했지만 인수 최종 결정은 강 전 사장이 직접 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말했다. 또 "배임 혐의를 모두 부인하느냐", "어떤 부분 집중 소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강 전 사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검찰의 해외 자원외교 비리 수사에서 공기업 고위 관계자를 구속한 첫 사례가 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26일 강 전 사장이 충분한 검증 없이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하베스트와 자회사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날·NARL)을 인수해 석유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석유공사는 2009년 NARL을 인수하면서 평가시세보다 3133억원 이상 비싼 1조3700억원을 지급했으나 매년 적자가 누적되자 지난해 8월 인수비용의 3%에도 못 미치는 329억원에 매각했다.
검찰은 당시 이명박 정부의 평가 지표였던 '자주개발률'를 높이고 정부기관장 평가를 잘 받기 위해 부실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보고 있다. 강 전 사장은 공기업 기관장 평가에서 2008년 C등급을 받았지만 하베스트 인수 성과를 인정받아 이듬해 A등급으로 뛰었다.
검찰은 지난 1일과 22일 두 차례 소환해 조사하고, 최 경제부총리 등을 상대로 서면·소환 조사를 진행한 결과 강 전 사장에게 최종 책임이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베스트 인수와 관련해 국고를 낭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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